[파이낸셜뉴스] 지난해 부동산 상승장에 투자대상으로 큰 관심을 모은 생활형 숙박시설이 이제는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분양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나온 매물도 거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생숙에 대해 일반 아파트에 비해 고려사항이 많아 매수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경쟁률 657대 1 뚫고 당첨됐는데... '마피' 5000만원
23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 분양권이 마이너스피(분양가보다 저렴한 가격)로 시장에 나왔다. 거래 실종 상태로 수천만원의 마이너스피는 흔한 실정이다. 마곡나루역(수도권 전철 9호선·공항철도) 역세권에 위치한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지난해 8월 분양 당시 평균 657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876가구 모집에 무려 57만5950명이 신청했다. 최고 경쟁률은 6049대 1로 전용 111㎡ 13가구 모집에 7만8647명이 몰렸다.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생활형 숙박시설로 주택이 아니어서 대출규제(LTV)에서 자유롭고,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가 중과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또 전매 제한 없이 청약 당첨 시 바로 타인에게 매매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해 8월 분양가의 경우 49∼63㎡는 8억∼9억원, 84∼88㎡는 14억∼17억원, 111㎡는 20억원대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해 단기 시세차익 실현이 가능했다. 인접한 마곡엠밸리 7단지(2014년 준공·1004가구) 전용 84㎡의 지난해 8월 매매가는 16억원, 지난해 9월 매매가는 17억5500만원이다. 비슷한 면적 기준 롯데캐슬 르웨스트 분양가가 최대 3억원 가량 낮았다.
다만, 올해는 롯데캐슬 르웨스트의 가격 상 이점이 사라져 분양가보다 저렴한 매물이 나오고 있다. 9월 마곡13단지 힐스테이트 마스터 전용 84㎡가 14억2000만원에 매매돼 지난해 8월 최고가(16억8000만원) 대비 2억6000만원 하락하는 등 주변 아파트 시세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아파트 대체재로 주목..."이제는 어렵다"
전문가들은 롯데캐슬 르웨스트를 비롯한 생활형 숙박시설의 미래를 어둡게 전망하고 있다.
상승장에는 주택이 아닌 이유로 규제 사각지대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하락장에는 주택이 아니어서 받게 되는 불이익이 크기 때문이다. 일례로 생활형 숙박시설에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점이 과거 저금리 시대에는 효용이 컸으나 지금과 같은 고금리 기조에서는 무용하다.
생활형 숙박시설의 단점은 우선 숙박시설을 주거용으로 사용할 경우 이행강제금 부과 대상이 된다. 지난해 10월 정부는 이미 분양한 생활형 숙발시설의 경우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하는 것을 허용했으나, 실제 용도 변경은 어려운 실정이다. 지구단위계획상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이 불가능한 지역에 조성된 생활형 숙박시설이 많은 까닭이다. 또 숙박시설이어서 로비 라운지를 두고 운영해야 해 일반 아파트보다 관리비가 비싸다.
진태인 집토스 아파트중개팀장은 "생활형 숙박시설은 부동산 규제로 아파트 구입 문턱이 높을 때 대체 수요로 성장한 시장"이라며 "일반 아파트의 가격이 떨어질 경우 대체재는 충격이 가중돼 그 가치가 더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거용이 아니기에 주택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수 없고 오피스텔로 용도변경이 되지 않을 경우 이행강제금 부과가 예정돼 있다"며 "숙박시설 운영사의 비용문제 등 남은 과제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eath@fnnews.com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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