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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가스 공급 추가 감축 위협...유럽 가스가격, 4% 급등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23 02:27

수정 2022.11.23 02:27

[파이낸셜뉴스]
러시아가 22일(현지시간) 유럽 가스 공급 추가 감축을 예고했다. 18일 러시아 옴스크의 가즈프롬 네프트 산하 옴스크 윤활유 공장에서 한 직원이 윤활유 창고에서 일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러시아가 22일(현지시간) 유럽 가스 공급 추가 감축을 예고했다. 18일 러시아 옴스크의 가즈프롬 네프트 산하 옴스크 윤활유 공장에서 한 직원이 윤활유 창고에서 일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러시아가 유럽에 다시 천연가스 공급 차단을 협박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가스관인 우크라이나를 거쳐 서유럽으로 가는 가스관을 다음주부터 일부 틀어 막겠다고 위협했다.

이렇게 되면 러시아 가스의 유럽 공급은 또 다시 줄어든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경 가스관 독점 사업자인 가즈프롬은 22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자국을 거쳐 몰도바로 가는 가스를 빼돌리고 있다면서 28일부터 공급을 줄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를 거처 몰도바로 가는 러시아 천연가스는 유럽 전체로 가는 전체 가스 공급물량에 비해 비중이 작지만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이 급격히 감소한 터라 소규모 감축으로도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클 수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관이 유럽이 러시아에서 천연가스를 받는 유일한 경로다.

겨울을 앞두고 러시아가 유럽 에너지 시장을 다시 한 번 뒤흔들려는 의도로 보인다.

유럽이 러시아의 공급 차단을 염두에 두고 가스 저장을 확대해왔지만 여전히 겨울 한 철을 나기에는 부족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 ICIS의 톰 마르첵-만세르는 가즈프롬의 위협이 지금 당장은 우크라이나를 거쳐 몰도바로 가는 러시아 가스에만 영향을 미치지만 중개인들은 이번 감축이 추가 감축의 전조일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금껏 소규모 감축을 시작으로 대대적인 감축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밟아왔다.

마르첵-만세르는 "업계에서는 오랫동안 러시아가 올 겨울 우크라이나를 통한 서유럽 가스 공급 잔여분을 틀어막겠다는 협박을 할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도 소규모 공급 감축이 아주 빠르게 더 큰 규모의 감축으로 이어지는 것을 지켜봤다"면서 "유럽은 추운 겨울철 수개월 동안 가스 공급이라는 측면에서 아직 숲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뒤 이에 대해 서방이 제재를 가하자 천연가스를 '무기화'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월 24일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뒤 러시아는 노르트스트림1 같은 우크라이나를 우회하는 가스관을 포함해 현재 우크라이나 가스관 단 한 곳만 남기고 모두 폐쇄했다.

현재 유럽으로 공급하는 러시아 천연가스 규모는 전쟁 이전의 10%를 조금 웃도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때문에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폭등했다.

러시아가 몰도바로 가는 가스 공급을 줄이겠다고 경고한 이날 유럽 기준물인 TTF는 장중 최대 4% 급등해 메가와트시당 120유로로 뛰었다.

앞서 TTF는 8월에는 300유로 넘는 수준으로까지 치솟은 바 있다. 유가로 환산하면 배럴당 500달러가 넘는 유가다.
러시아가 독일로 가는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을 차단한데 따른 것이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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