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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한한령 해제 신호탄 주목, 아직 의문은 여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23 10:21

수정 2022.11.23 10:21

- 한중회담 계기 보다 통상적인 개방 성격 강하면 기대주 수혜는 한계
- 중국 매체의 보도 없어, 中 규제 당국의 설명도 부족
- 영화와 드라마 관련 주 강세, 쇼박스 20% 이상 급등
중국 메이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중 하나인 ‘텅쉰스핀(텐센트 비디오)’에 서비스되고 있는 홍상수 감독의 2018년 작품인 강변호텔이 ‘장볜뤼관’(江邊旅館). 텅쉰스핀 캡처.
중국 메이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중 하나인 ‘텅쉰스핀(텐센트 비디오)’에 서비스되고 있는 홍상수 감독의 2018년 작품인 강변호텔이 ‘장볜뤼관’(江邊旅館). 텅쉰스핀 캡처.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 한국 영화 서비스가 재개되면서 한한령(한류 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영화와 드라마 관련주는 벌써부터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한중 정상회담 계기라고 하기엔 설명돼야 할 부분이 남아 있다. 통상적인 개방 성격이 강할 경우 한국 영화의 중국 시장 진출은 아직 제한적일 가능성이 더 크다.

2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은혜 홍보수석은 전날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 정상회담에서 문화·인적 교류 중요성,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공감했다”며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이 OTT 조치로 화답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화답은 중국 메이저 OTT 플랫폼 중 하나인 ‘텅쉰스핀(텐센트 비디오)’에 홍상수 감독의 2018년 작품인 강변호텔이 ‘장볜뤼관’(江邊旅館)이란 제목으로 이달 초부터 서비스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OTT에 한국 영화가 내걸린 것은 6년여 만이다.

중국이 한국과 문화교류 정상화 차원에서 서비스를 재개했다면 한국 콘텐츠의 중국 수출이 늘어나고 제작·수출업자들 수입 확대, 관련주 수혜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의문점은 여전히 존재한다. 중국이 영화관이 아니라 OTT를 선택한 점, 강변호텔이 중국 규제 당국의 심의를 이미 3개월 전에 통과한 점, 배급사와 수입사가 이 기간 동안 서비스하지 않은 이유, 해당 영화를 선택한 배경, 중국 매체는 전혀 관련 내용을 보도하지 않는 점 등이 추가로 제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외국 영화 혹은 드라마를 중국에서 방영하려면 중국 국가영화국이나 국가광파전시총국(광전총국)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심의 통과 기간은 불특정하다.

국가영화국이나 광전총국 심의가 끝나면 배급사와 수입사는 원칙적으로 언제든지 상영관에 걸거나 TV,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내보낼 수 있다고 중국 영화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번에 서비스가 재개된 홍상수 감독의 ‘강변호텔’은 올해 7월 광전총국의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작 중국 OTT 플랫폼 텅쉰스핀과 수입사가 서비스한 시점은 3개월이 지난 11월 초다.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중국 영화업계 관계자는 “우리도 궁금해 광전총국에 직접 문의했다”면서 “광전총국은 심의 허가를 인정하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자신들도 모르는 사안이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서 강변호텔의 중국 제목인 ‘장볜뤼관’(江邊旅館)을 검색한 결과. 바이두 캡처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서 강변호텔의 중국 제목인 ‘장볜뤼관’(江邊旅館)을 검색한 결과. 바이두 캡처

텅쉰스핀에서 강변호텔의 중국 제목인 ‘장볜뤼관’로 검색해 보면 첫 댓글은 지난 4일에 쓰였다. 한중 정상회담일인 15일보다 10일 이상 앞선다.

지난해 12월 서훈 당시 청와대 안보실장의 중국 톈진 방문 당일에 나문희·이희준 주연의 영화 ‘오! 문희’를 영화관에 상영한 것과는 대조된다. 당시에도 ‘방문 화답’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또 OTT보다 영화관에 작품을 올리는 것이 더 홍보 효과를 가질 수 있으나 중국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시국이고 OTT를 젊은 층이 많이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를 검색해 보면 현재까지 중국 매체의 보도는 한 건도 없다. 크게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는 방증으로도 이해된다.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강변호텔을 선택한 배경도 의문이 남아 있다.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더라도 중국 영화팬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한국 작품은 여러 개다.

여기다 한국 영화·드라마는 한한령 이후에도 여러 차례 중국에 진출했고 그때마다 규제 해제 기대는 흘러나왔다.

다만 중국 현지 영화계에선 한한령 해제를 대비해 이전부터 준비해온 것이 사실로 전해졌다. 중국에 진출한 한 영화·엔터테인먼트 업체는 대관 업무 등을 맡을 현지 직원을 올해 초부터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중수교 30주년이고 한한령 해제 분위기가 조성돼 사전에 준비를 하자는 차원”이라면서 “작품 리메이크를 위해 접촉하는 중국 업체도 많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발표로 이날 10시 현재 영화 및 드라마 관련주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대비 쇼박스는 22.51%, 콘텐트리중앙 8.87%, 스튜디오드래곤 7.60%, NEW 9.66%, 바른손이앤에이 7.21%, CJ CGV 4.46% 등으로 거래 중이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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