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대로는 살 수 없다"며 여의도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대규모 집회에 여의도 일대는 오전부터 교통대란이 발생했고 파업으로 인해 전국 학교 급식운영에 차질이 생겼다.
25일 오후 3시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공공부문비정규직 파업대회'를 열고 정부를 규탄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일반연맹, 서비스연맹 등이 참여했다.
속한 연맹을 상징하는 형형색색의 조끼를 입은 조합원들은 "이대로는 살 수 없다! 이대로 죽을 수도 없다!", "복지수당 철폐하라!", "공무직위원회 상설화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에 참가한 인원은 주최 측 추산 4만여명이다. 경찰은 우발상황에 대비해 여의대로부터 마포대교 진입 직전까지 일대를 교통 통제했다. 또 교통혼잡과 시민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집회·행진 구간 주변에 안내 입간판 등 15개를 설치하고 교통경찰 120여명을 배치해 차량 우회 유도 및 교통관리에 힘썼다.
이들은 총파업에 나서며 정부와 국회에 △실질임금 삭감대책 △복지수당차별 완전 철폐(국회 정부예산 반영) △공무직위원회 상설화, △자회사 등 공공비정규직 구조조정 중단 △직무성과급제 저지 △공무직 법제화 등을 요구했다.
개회사를 맡은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동현장은 하루하루가 전쟁터이고 참사현장이다"라며 "이대로 살 수 없다, 총파업투쟁으로 세상을 바꾸기 위해 여기 모였다"고 말했다. 이어 양 위원장은 "일각에서 민주노총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한다"며 "노동자들이 죽는 나라, 국민들이 안전하지 않은 나라는 망가뜨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투쟁사에 나선 박미향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위원장은 "국회에서 공공부문 노동자들 임금을 결정하는 예산안이 심의 중이다"라며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다시 국회로 모여 농성 투쟁을 결의한다"고 예고했다. 이어 이윤희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본부장은 "윤석열 정권 들어 더 엉망이 된 공무직 위원회, 이대로 내년 3월까지 시간만 허비하다 사라지도록 두지 말자"며 "공무직위원회 상설화하라!, 공무직 법제화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에는 산업재해로 사망한 故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도 참가해 발언에 나섰다. 김씨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최저임금으로 허덕이고 온갖 갑질에 우울증,자살, 과로사에 내몰려 맨정신으로 살아내기 너무 힘든 세상"이라며 "부당함을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노조법 2·3조 개정에 많은 지지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학교 급식·돌봄 인원들의 대규모 파업이 예고되자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은 학교 내 교직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급식 중단이 우려되는 학교에는 식단을 간소화하거나 도시락을 챙겨오게 하고, 빵이나 우유 같은 대체 급식을 제공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서울 시내 학교 1413곳 중 급식 운영에 차질이 생긴 곳은 132곳이다.
25일 노동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총파업 선포를 시작으로 24일 화물연대, 25일 공공부문비정규직노조가 파업에 나섰다. 또 오는 30일 서울교통공사노조, 다음달 2일에도 전국철도노조의 파업이 예정돼 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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