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00억 위안 시중 유동성 공급 효과, 올 들어 두 번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내달 5일부터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0.25%p인하키로 했다. 이로써 중국 금융권의 가중평균 지준율은 7.8%로 낮아지게 된다. 지준율 인하를 통해 사실상 시중에 5000억 위안(약 93조원)의 장기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를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민은행은 25일 홈페이지 공고를 통해 “유동성을 합리적으로 충분히 유지하면서 신중한 통화 정책의 이행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이 같이 공고했다.
중국의 지준율 인하는 리커창 총리가 지난 22일 상무회의를 통해 “경제 발전 보장을 위한 후속 조치로 지준율 인하와 같은 통화정책 도구를 적시에 적절하게 사용해 유동성을 합리적이고 충분하게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기정사실화 됐다.
중국의 지준율 인하는 올 들어 두 번째다. 인민은행은 지난 4월 25일부터 지준율을 0.25%p 내렸다. 인민은행이 2018년 이후 단행한 지준율 인하는 이번까지 합쳐 모두 14차례다. 이를 통해 11조 3000억 위안의 자금을 시중에 풀게 됐다.
지준율은 은행이 고객으로부터 받은 예금 중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현금 준비 비율을 말한다. 이를 낮추면 은행은 자금에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시장에 더 많은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 따라서 금리 인하와 함께 대표적인 통화 완화 수단이다.
중국이 사실상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조정하는 대신 지준율 인하를 추진하는 것은 금리 인하를 통한 통화 완화의 공간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준금리 인하는 금리 인상의 미국 기조와 반대 방향이기 때문에 결국 양국 금리 격차는 좁혀지게 된다. 이는 중국 내 외국 자본 이탈, 위안화의 급속한 평가절하 등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지준율 인하는 은행에 유동성을 제공하면서도 금융기관은 직접적인 자본 이탈이 없기 때문에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 경기 안정화라는 정책적 시그널을 시장에 명확하게 제시하는 기능도 있다.
다만 지준율 인하에도 정부의 기대처럼 경기부양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 인하나 구조적 통화정책을 추가 시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구조적 통화정책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부담은 줄이면서 특정 업종에 선별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는 수단이다.
대표적인 것이 △농업지원재대출(지원 영역-농업) △중소기업지원재대출(중기·민영기업) △재할인(농업·중기·민영) △포용중소기업지원도구(포용중소기업) △담보보완대출제도(판자촌개조·지하 파이프 건설·대형 수리 사업 등) 등이다.
또 △탄소배출감축지원도구(청정에너지·에너지 절약·환경보호·탄소배출감축기술기업) △청정석탄기술지원재대출(청정석탄이용 및 개발 기업) △과학혁신지원재대출(과학혁신기업) △포용양로지원 재대출(저장성·장쑤성·허난성·허베이성·장시성지역의 포용양로 항목) △교통물류지원재대출(도로·화물·운수·택배 등 중소기업) 등도 포함된다.
전문가들은 올해 안에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5년 만기 LPR을 추가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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