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생산 차질 속에 생산 무게중심을 중국에서 인도 등으로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애플 아이폰 세계 최대 생산기지인 중국 허난성 정저우의 폭스콘 공장에서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와 정부의 강한 방역규제, 회사의 처우에 대한 불만 등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서 생산이 사실상 멈췄다.
결국 애플이 중국의 팬데믹 변수에 자극 받아 인도 등으로 생산 무게 중심을 이동하는 속도를 높일 것이란 예상이 강화되고 있다.
골치덩이 정저우
CNN비즈니스는 26일(이하 현지시간)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을 인용해 이번 폭동으로 애플 하청사인 대만 폭스콘이 중국에서 인도 같은 곳으로 생산 무게중심을 다변화하는 전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기술주 분석으로 유명한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주식리서치 상무는 정저우 공장이 애플에 골치덩이를 뜻하는 이른바 '알바트로스(albatross)'가 됐다고 지적했다.
애플, 1주일마다 10억달러 손실
아이브스는 CNN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공장 폐쇄와 불안이 지속되는 동안에는 애플이 아이폰 매출 감소로 1주일마다 약 10억달러 손실을 볼 것"이라면서 "중국 공장 가동 중단으로 아이폰14 매출이 약 5% 줄어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블랙프라이데이 연휴에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14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면서 크리스마스 쇼핑 대목까지도 이같은 공급 부족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이브스는 10월 시작된 폭스콘 정저우 공장 가동차질이 올 4·4분기 애플 실적에 '큰 한 방'의 충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이브스는 25일 분석노트에서도 아이폰14 중에서도 수요가 높고, 가격도 비싼 프로 기종이 이미 1주일전부터 각 매장에서 재고부족을 겪었다면서 블프 쇼핑 대목을 거치면서 상황이 더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애플스토어 상당수가 현재 아이폰14프로 재고 부족에 시달리고 있을 것이라면서 12월 재고가 평소에 비해 25~30% 부족한 상태로 출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이폰 생산 10% 이상 타격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 궈밍치는 트윗에서 정저우 공장 생산 차질로 인해 전세계 아이폰 생산능력의 10% 이상이 멈춰섰다고 지적했다.
앞서 애플도 이달 초 성명에서 직원 약 20만명이 근무하는 정저우 공장이 봉쇄되면서 아이폰 출하가 일시적인 차질을 빚고 있다고 시인한 바 있다.
인도, 아이폰 출하 40~50% 담당하게 될 것
애플은 팬데믹 이후 중국의 강한 방역규제 충격을 받은 뒤 공급망 다변화를 이미 추진해 왔다.
미 기술업체들이 수십년에 걸친 중국 중심 생산체제에서 벗어나는 방안을 찾는 가운데 애플은 9월말 대대적인 전략 수정에 들어갔다.
인도에서도 아이폰14을 생산하기로 한 것이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베트남, 인도 등 중국 이외 지역에서 생산을 확대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TF인터내셔널의 궈 애널리스트는 정저우 공장 사태로 인해 폭스콘이 인도 공장설비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폭스콘 인도 공장의 아이폰 생산이 내년에는 올해에 비해 최소 150% 증가하고, 장기적으로는 전체 아이폰 출하의 40~50%를 인도 공장들이 담당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인도에서 출하되는 아이폰 규모는 전세계 아이폰 공급의 4%에도 못 미친다.
정저우 공장 폭동
한편 세계 최대 아이폰 생산기지인 정저우 공장은 지난달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심각한 혼란을 겪고 있다.
정저우 공장은 인력 부족 속에 직원들을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 보너스를 지급하는 등 인력 충원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하고 있지만 지난주 폭동이 일어났다. 새로 입사한 직원들이 입사 당시 약속을 지키라며 폭동을 일으켰고, 방호복을 입은 청원경찰과 충돌하는 장면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세계에 중계됐다.
이들은 두 달치 월급에 상당하는 1만위안(약 186만원) 현금 보너스를 받은 뒤에야 복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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