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조직 개편안’ 29일 이사회서 의결
노조 “이례적 정기인사” 28일 규탄대회
[파이낸셜뉴스] 산업은행과 노조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산업은행이 내년부터 부산, 울산 등 동남권 지역에 영업 조직과 인력을 대폭 확충하기로 하자 노조는 “부산 이전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이라며 강한 반발에 나섰다.
노조 “이례적 정기인사” 28일 규탄대회
산은 “부·울·경 영업조직 확대”
개편안에 따르면 중소중견금융부문을 지역성장부문으로 이름을 교체하고 관련 부서 인원을 동남권에 배치해 근무토록 한다. 근무 인원은 기존 153명에서 207명으로 54명 증원된다.
또 지역성장부문 산하에 동남권투자금융센터를 신설해 부·울·경 지역의 혁신기업 발굴 및 지역특화산업 육성과 같은 투자금융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소재한 해양산업금융실의 경우 기존 1실 체제에서 2실 체제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직 개편에 따라 조선사, 여신 등 해양산업 관련 영업자산을 이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재 7곳인 부산·경남 지역 영업점을 4개로 줄여 통폐합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앞서 강석훈 산은 회장은 지난 9월 기자간담회에서 "본점을 서울에 두도록 한 산업은행법 조항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 영업조직을 확대하고 영업자산을 배분해 지역 산업에 기여하는 방안을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이번 조직개편안이 의결되는 대로 연말까지 정원 및 예산을 확정하고 사무공간을 확보해 내년 1월 말부터는 동남권 지역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노조 “산은법 개정부터 진행해야”
조윤승 산은 노조위원장은 “내년 1월 정기 인사를 12월에 조기 발표하는 것은 연내에 지방 이전 성과를 대통령실과 금융당국에 보여주겠다는 것으로밖엔 해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은 본점 이전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본점 이전의 타당성 등을 충분히 검토해 직원과 국회, 국민을 설득하고 산은법을 개정하는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은법은 산은 부산이전의 핵심 쟁점 중 하나로 ‘한국산업은행은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는 내용을 담은 산은법 4조 1항을 의미한다.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 결과 한국산업은행법과 관련된 개정안 3건이 모두 보류돼 연내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노조는 강석훈 산은 회장이 직원들과의 약속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조 위원장은 성명서를 통해 “강석훈 산은 회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법 통과 전 인원 배치설, 즉 꼼수 이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 ‘예산을 따로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며 “국감이 끝나자마자 한 달 만에 말을 바꾸고 수십 채의 사택 매입과 임차를 지시하고 있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사회 전날인 28일 오전 산은 본점 앞에서 산은 꼼수 이전을 위한 불법 이사회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노조에 따르면 이날 기자회견에는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최고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과 서울시의원, 전국금융산업노조 간부 및 조합원 약 6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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