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뷰티 패션

백화점에서 즐기는 '빈손 쇼핑'…입어 보고 QR 찍어 결제하면 배송

뉴스1

입력 2022.11.28 08:05

수정 2022.11.28 11:13

하고하우스 매장 내 제품 바코드를 촬영해 온라인 장바구니에 담는 모습.(하고하우스제공)
하고하우스 매장 내 제품 바코드를 촬영해 온라인 장바구니에 담는 모습.(하고하우스제공)


지난 25일 오픈한 하고하우스 롯데월드몰점 매장을 둘러보고 있는 고객들 모습.(하고하우스제공)
지난 25일 오픈한 하고하우스 롯데월드몰점 매장을 둘러보고 있는 고객들 모습.(하고하우스제공)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 매장에 들어서면 직원 안내에 따라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고 기본 정보를 입력합니다.

#. 쇼핑을 하다 마음에 드는 제품이 있다면 착장해 봅니다.

#. 구매를 원할 경우 제품 태그에 있는 바코드를 휴대전화로 촬영하면 해당 제품이 자동으로 장바구니에 담깁니다.

#. 계산대에서 장바구니 QR코드를 보여준 뒤 오프라인으로 결제합니다.

#. 결제가 끝난 제품들은 1~2일 뒤 원하는 배송지로 보내집니다.

이달 25일 롯데월드몰 잠실점에 문을 연 '하고하우스' 매장에서는 이 같은 방식의 '빈손 쇼핑'이 이뤄졌다.
계산대는 10여 명의 소비자가 줄을 지어 대기했지만 대다수가 빈손이었다. 계산을 완료한 소비자들 역시 빈손으로 매장을 나섰다.

◇'재고 없는' O4O 매장…입어보고 온라인 장바구니 담아 결제하면 배송

하고하우스는 하고엘앤에프가 O4O(Online for Offline) 형태로 운영하는 오프라인 브랜드 편집샵이다. 하고엘앤에프는 '재고 없는 혁신 매장'이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매장에서는 매장 단독으로 판매하는 '익스클루시브' 상품을 제외하고 별도 판매용 재고를 두지 않는다. 고객 착장용 재고만 있다. 제품 시착 후 자체 개발 앱 '오더 하고'를 통해 구매하면 브랜드 물류센터에서 택배로 직배송하는 구조다.

온라인 기반의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는 효율성 기반의 저마진 구조를 지니고 있어 매장 재고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다. 온라인 기반 브랜드의 오프라인 진출이 쉽지 않은 이유다.

하고하우스 잠실점은 총 202㎡다. 이 정도 규모의 일반 의류매장이라면 49.5㎡ 남짓의 재고 관리 공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하고하우스는 착장용 재고 전시 공간만 두면 돼 공간 부담이 적다. 피팅룸도 4곳이나 된다.

매장에는 마뗑킴, WMM essential, L.E.E.Y 등 최근 MZ 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온라인 브랜드 18개가 입점했다. 브랜드별로 2030 세대를 타깃으로 한 제품이 전시돼 있었다. 비슷한 감성의 브랜드를 함께 카테고리로 구성해 소비자 편의를 높였다. 송파구 상징인 핑크 컬러를 활용해 매장과 아이템 개성을 살리는 섬세함도 보였다. 의류부터 액세서리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취급하면서 글로벌 패션 브랜드 '자라'를 방불케 했다.

이날 오전 10시30분 매장 오픈을 앞두고 '오픈런'(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오픈 전 줄을 서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대개 20대 여성들이었다. 앞서 문을 연 롯데백화점 인천점과 부산점의 경우 하루 평균 방문자가 평일에는 400명, 주말에는 1500명을 웃돈다. 지난해 8월 롯데백화점 동탄점에 개소한 하고하우스 매장은 오픈 1개월 만에 5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하고하우스 관계자는 "오프라인에서 만나보기 힘들었던 신진 브랜드를 백화점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MZ세대 2030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직접 눈으로 보고 입어본 후 구매하는 만큼 반품률을 대폭 줄이고, 오프라인 매장 내 별도 재고를 둘 필요가 없어 매장 내 재고 관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브랜드 인큐베이터'…온라인 디자이너 브랜드 발굴해 육성

하고엘앤에프는 브랜드 인큐베이팅 역할을 하고 있다. 하고엘앤에프는 투자를 통해 디자이너 브랜드를 키워나가고 있다. 이에 자체적인 브랜드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별도로 구축하고, 투자는 물론 브랜드 성장과 유통 등 다각적인 지원 시스템을 제공한다.

하고엘앤에프는 온라인 기반의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에 오프라인 유통망 내 시장 테스트를 해볼 수 있는 여건을 지원한다. 온라인 위주로 전개되던 입점 브랜드가 안정적 매출을 확보하고 오프라인 시장 내 반응, 가능성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마뗑킴, 제이청, 분더캄머, 보카바카, 콤스튜디오, 리플레인, 르 아보네, 마가린핑거스, 히든포레스트마켓 등 총 18개의 브랜드가 오프라인 유통망을 확장하며 고객 접점을 늘리고 있다.
마뗑킴, 리플레인, 보카바카, L.e.e.y, WMM은 단독 매장을 여는 등 오프라인 진출에 성공했다.

하고엘앤에프는 연내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동부산점 등 하고하우스 추가 매장 오픈을 앞두고 있다.


하고엘앤에프 관계자는 "하고하우스를 통해 온라인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국내 유망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더욱 활발한 오프라인 진출을 돕겠다"며 "나아가 백화점 유통 환경에 따라 매장별 다양한 브랜드 라인업을 선보여 함께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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