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기본급 8만원 인상에
치과비 50만원 지원 등 제시
노조 거부하며 공동파업 예고
현대重 올 누적적자만 3천억
파업땐 납기 지연 등 차질 불가피
치과비 50만원 지원 등 제시
노조 거부하며 공동파업 예고
현대重 올 누적적자만 3천억
파업땐 납기 지연 등 차질 불가피
■기본급 인상·격려금에 치과비까지 제시
2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25일 노조에 기본급 8만원 인상, 격려금 300만원을 제시했다. 또 △정년 후 기간제 채용 인원 대폭 확대, 퇴직 후 최대 2년간 일할 수 있는 기회 제공 △주택구입 융자제도 원금상환 기간 12년→15년 연장 △40세 이상 배우자의 종합검진 비용 50%→80% 확대 등을 꺼내 들었다.
회사 제시안 중 눈에 띄는 것은 치과비 지원이다. 회사 측은 직원 본인 및 배우자의 치과 진료·치료비를 매년 50만원 지원하되 2년 적치해 사용할 수 있도록 제안했다. 이는 노조 측이 치과비로 '연 100만원을 보장해 달라'고 한 데 따른 답변이었다.
하지만 노조는 회사 측 제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임금 14만2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노동이사제 조합 추천권 도입 △치과 보철 치료비 연 100만원 지원(2년간 적치) △부모 육아휴직 시 6개월간 평균 임금 20% 지원 △개인연금 통상임금 3% 지원 △중·고생 자녀에 대한 교육보조금 분기별 40만원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모두 수용하면 연간 2500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는 게 회사측 추산이다.
■"올해도 적자" 노조 리스크에 난색
현대중공업 사측은 노조의 파업 강행 움직임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3·4분기까지 3100여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 중이며 3·4분기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지만 143억원에 불과해 적지 않은 적자가 불가피하다"며 "금리 급등과 함께 경기 침체 징후가 본격화되고 있으며 해상 운임이 급락해 선박 수주 전망도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수주 초호황기를 맞은 한국 조선업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는 공동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3사 노조는 오는 30일 부분 파업을 시작으로 다음달 6일에는 4시간 공동 파업, 7일에는 7시간 순환 파업을 진행한다. 내달 13일부터는 전 조합원이 무기한 총파업에 나선다.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가뜩이나 인력난에 시달리는 조선업계는 심각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국내 조선업계의 노사 리스크가 다시 한 번 부각되면서 선주사들과의 신뢰관계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사측 제안이 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인 것은 맞다"면서도 "보통 노조에서 사측 제안을 단번에 받아들이진 않으니 일종의 협상 과정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조가 파업을 할 경우 선박 납기에 차질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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