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에 혜성처럼 등장한 조규성(전북)이 가나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또 하나의 역사를 기록했다.
조규성은 2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가나전에 선발 풀타임 출전해 폭발적인 멀티골을 쏳아 올렸다. 조규성은 자신의 월드컵 데뷔골이자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한 경기 멀티골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태극전사들은 이날 경기 초반부터 수차례 코너킥 상황을 만드는 등 가나를 강하게 압박했지만 전반 24분과 34분에 두 차례 골을 내어주며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후반전에서 분위기 반전을 노린 파울루 벤투 감독은 나상호(FC서울)와 이강인(마요르카)을 교체했다.
후반 13분 이강인(마요르카)이 왼쪽 측면으로 크로스를 올려 조규성은 헤더로 연결했다. 3분 뒤 이번엔 김진수(30·전북)의 크로스를 또다시 헤더로 연결해 조규성이 다시 한번 골문을 열었다. 전반 연속 실점으로 분위기를 내줬던 대한민국에 '기적'을 꿈꾸게 했던 소중한 멀티골이었다.
후반 23분 추가 실점을 허용한 뒤, 경기 막판 주심의 이해할 수 없는 경기 종료 결정 탓에 2대 3으로 패했다.
태극전사들이 가나에 아쉬운 패배를 당했지만 조규성의 멀티골로 잠시나마 붉은 악마들은 짜릿하고 행복한 감정을 나눴다.
지난해 A매치에 데뷔한 조규성은 이번 카타르 월드컵도 황의조(올림피아코스)에 밀려 사실상 백업 공격수에 가까웠다. 하지만 카타르에서 자신의 존재를 강하게 알리며 한국 축구의 월드컵 역사에 중심에 서게 됐다.
조규성은 “월드컵 골은 상상만 해봤는데, 실현이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마지막까지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또 끝까지 믿어주시면 마지막까지 열심히 뛸 것이다. 끝까지 가봐야 한다”라고 하며 각오를 다졌다.
오는 3일 오전 0시(한국시간)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이 기다리고 있다. 1무 1패를 기록 중인 태극전사들은 마지막 포르투갈에 모든 것을 쏟아낼 예정이다. 그들의 발끝에 붉은 악마들의 시선이 모아져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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