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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형 핵심은 객관화가 아닌 공정성" 양형위 국제콘퍼런스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29 11:37

수정 2022.11.29 13:11

[양형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양형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파이낸셜뉴스] 법정 형량을 결정하는 양형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객관화의 문제가 아니라 공정성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대법원에서 열린 양형위원회 국제 콘퍼런스에 모인 각국 법률 전문가들은 최종 판단을 내리는 판사의 공정성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줄리안 로버츠 옥스퍼드대 교수는 영국의 사례를 들어 "양형기준은 양형의 투명성과 일관성을 향상하지만 실형률과 재범률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양형기준은 반드시 상당 수준의 사법적 재량을 허용해야 한다"고 짚었다.

'세계 각국의 양형 합리화 방안:독일의 최신 동향'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요하네스 카스파 아우크스부르크대 교수도 "독일 양형 체계는 법적 안정성과 형벌의 예측 가능성이 아닌 사법적 재량과 유연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양형 기준에 재범의 위험성을 하나의 요소로 부과한다면, '오류가 존재할 수 있는 만큼 하나의 참고 자료로만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컸다.

멜리사 해밀튼 영국 서리대 교수는 '재범 위험성 평가'를 "효율성이 인정됐다"고 전제하면서도 오류 가능성을 짚었다.
고용과 교육 수준에는 인종 및 계층적 편향이 내재되어 있고, 재범위험성에 영향을 주는 정신병과 연령, 지역, 젠더 등의 요소는 개인이 극복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라는 의미다. 해밀튼 교수는 "재범위험성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고 부연했다.


권미연 판사(사법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통계적 방식에 기초한 위험성 평가도구는 양형에 관한 의견을 뒷받침할 자료 중 하나인 것이지 법관의 판단 그 자체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법관은 여전히 그 평가결과를 다른 요소와 종합해 규범적으로 판단하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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