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경기 침체, 반갑다”… 지지부진 증시에 홀로 웃은 ‘죄악株’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29 18:09

수정 2022.11.29 18:09

소비 둔화 따른 저평가 매력 부각
외국인·기관 매수 물량 대거 몰려
KT&G, 장중 52주 신고가 경신
하이트진로도 소폭 반등 성공
“경기 침체, 반갑다”… 지지부진 증시에 홀로 웃은 ‘죄악株’
글로벌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이른바 '죄악주'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외국인·기관의 매수세로 주가도 크게 오르고 있다. 죄악주는 술, 담배, 도박 관련 상장기업을 일컫는 속어다.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반대급부로 죄악주에 대한 매수세가 몰릴 것이란 전망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T&G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1.04% 오른 9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주가는 1.46% 오른 9만7100원까지 거래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올해 1월 말 장중 7만6600원까지 하락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서만 26.76%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최근 거래 추이로 봐도 지난달 24일 8만7800원에서 10% 넘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코스닥시장 대표적인 카지노업체 파라다이스는 이날 4.32% 오른 1만6900원에 거래됐다. 지난 7월 1만2050원까지 하락했던 주가는 여행 재개 등 리오프닝 기대와 맞물려 무려 40.24% 올랐다. 강원랜드도 유가증권시장에서 같은 날 2.50% 상승 거래됐다.

하이트진로의 주가도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달 17일 장중 2만3850원으로 신저가를 기록한 후 이달 중순에는 2만7000원선을 회복했다. 최근 흐름은 좋지 못했지만 이날 1.75%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소비 둔화에 상대적으로 저평가 된 죄악주가 경기 침체 장기화 국면에서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달 이후 약 두 달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KT&G의 주식 194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삼성전자(1조9178억원), LG에너지솔루션(1조1241억원) 등에 이어 전체 7위에 이름을 올렸다. KT&G에는 이달 11일부터 13거래일 동안 170억원에 달하는 기관 순매수 물량이 몰렸다.

파라다이스는 이달 들어 외국인이 총 520억원이 넘는 추가 매수를 기록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1일부터 단 3거래일을 제외한 모든 거래일에 개인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여전히 불확실성을 이어가는 가운데 욕구를 해소하려는 소비 심리가 죄악주에 대한 단기 투자 행태로 이어지고 있다"라며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 경쟁력도 충분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KT&G는 업종 특성상 실적의 하방 경직성이 다른 기업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0년간 연간 1조원 이하를 기록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 안정적 현금 흐름을 기반으로 한 오는 2023년까지 배당성향 50%를 유지하는 등 주주환원 정책에도 유리하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T&G의) 내년 국내 담배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3.6% 오른 2조1302억원으로 전망된다"며 "흡연 인구가 추세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궐련형 전자담배(HNB)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볼 만하다"라고 판단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