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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은 없고 프레임만 있다" 여야 노란봉투법 작명전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02 05:00

수정 2022.12.02 09:30

與 '노조방탄법 vs 野 '합법파업보장법' 본질 가린 채 법안명 놓고 선명성 경쟁
임이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민의힘 간사가 11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우선 법안 상정을 두고 항의하고 있다. /뉴스1
임이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민의힘 간사가 11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우선 법안 상정을 두고 항의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불법파업조장법인가, 합법파업보장법인가. 현재 국회에서 입법 논의 중인 '노란봉투법'의 이름을 놓고 여야간 신경전이 치열하다. 물론 정식 명칭은 따로 있지만, 여야의 이념과 노선의 선명성을 돋보이게하려고 약칭을 사용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태완이법'으로 명명된, '형사소송법 일부 개정안'이 있는데 살인죄를 저질러 법정 최고형이 사형인 경우 25년으로 돼 있던 공소시효를 무기한으로 연장하는 게 골자다.

즉, 살인죄의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법안으로 지난 2015년 7월 24일 국회를 통과했다.

이 법안은 지난 1999년 5월 대구에서 발생한 고 김태완(당시 6세) 군 황산테러 사건을 계기로 발의돼 시행된 법안이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노란봉투법이 불법 파업을 조장한다며 '불법파업 조장법'이라는 표현을 쓰자, 이에 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합법파업보장법'이라는 이름으로 부르자고 제안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일각에선 여야가 대중적 이해도와 자당의 이념적 선명성을 높이기 위해 약칭을 부르지만, 오히려 법안의 본질과 취지를 훼손시킬 수 있는 우려가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法名 논쟁..여야 이념, 노선 반영

노란봉투법 개명 논의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로부터 비롯됐다. 이 대표는 지난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다수 국민께서 동의하리라 생각하지만 노란봉투법이 '불법 파업'을 보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탓에 반대하는 여론도 적지 않다"며 "법안에 대한 오해를 풀고 법의 취지를 명확히 하고자 '합법파업보장법'으로 부르는 것은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법에 보장된 권리가 법의 이름으로 억압받을 때 이를 해소하는 것이 정치의 책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즉각 질타하고 나섰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노란봉투법은) 위헌적이며 '노조방탄법'에 다름 아니다"라며 "어떤 이름을 갖다 붙여도 노란봉투법은 '불법파업조장법'"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 헌법과 노동법은 노조의 단체행동권을 보장한다. 그 외의 행위는 모두 불법 행위"라고 선을 그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30일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노란봉투법 단독 상정에 반발하며 퇴장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노란봉투법을 △불법파업 조장법 △민주노총 방탄법 △노사 혼란 조성법 △피해자 양산법 등으로 불렀다.

"법안 본래 취지와 본질 왜곡될 우려" 지적

여야가 이처럼 민감한 핵심 쟁점법안에 대해 각자 입장에서 약칭으로 부르는 건 자당의 이념과 노선의 선명성을 대중들에게 효과적으로 각인시키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이 같은 법안 명칭 논쟁이 오히려 본래 법안이 가진 정책적 기대효과를 비롯한 본질과 취지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작 법안 내용에 상관없이 여야가 각자의 '눈높이'에서 합법파업이냐 불법파업이냐에 대한 선입견을 명칭에 녹임으로써 법안 내용의 본질을 오히려 헷갈리게 한다는 것이다.

노란봉투법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 2, 3조 조항을 개정해 △노조법에서 규정하는 사용자의 범위를 간접고용 사용자까지 확대하고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대상에서 노조 소속 임원 개인, 신원보증인 등을 제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불법 파업을 규정한 노조법 42조 등은 노란봉투법에서 개정하려는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노란봉투법이 통과돼도 폭력행위, 생산 등 주요업무 시설 점거, 필수유지업무 방해 행위 등은 불법파업으로 손해배상청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 참여연대, 민변 등으로 이뤄진 노조법2·3조개정운동본부 측은 불법파업에 초점이 맞춰져 논쟁이 왜곡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용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노동위원장은 "저희 운동본부 입장에서는 '특수고용노동자인정법', '진짜사장책임법', '쟁의행위 정상적인 보장법', '손배 폭탄 방지법' 이런 식으로 부르고 있다"며 "논쟁이 왜곡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란봉투법이 불법파업을 허용하는 법이 아니며, 특수고용 사업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그러면서 "사용자들이 손해배상 청구를 전형적인 노동 탄압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헌법에서 보장한 쟁의 행위 등에 대해서는 손해배상 면책을 하자는 것이다. 위법에 의한 쟁의행위 등에 한정해 면책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지금 현장에서 손해배상 책임 문제가 발생하는 사업장은 특수고용이나 간접 고용 사업장이 대부분"이라며 노조법 개정 취지를 설명했다. 여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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