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금리인상에 해고 등 구조조정 한계
이 같은 고전에는 빅테크 기업들은 최근 수년 동안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는 광고에, 애플은 지난 15년간 아이폰 판매에 크게 의존해왔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재택 근무 증가 덕분에 증가했던 스마트폰과 컴퓨터 판매, 온라인 쇼핑, 클라우드 컴퓨팅 이용은 점차 일상 회복에 둔화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IT 애널리스트 기타가와 미카코는 “지난 2년간 PC가 너무 많이 팔려 수요가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집 불리기는 그치질 않을 태세다.
대표적인 예가 마이크로소프트(MS)로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90억달러(약 92조3600억원)에 인수를 성사시키려 하고 있다.
지난 1월 처음 알려진 인수 계획에서 MS가 제시한 금액은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440억달러(약 58조2500억원) 보다 더 크며 성사될 경우 지난 2000년 AOL이 타임워너와 합병했을 당시의 1820억달러 이후 가장 큰 규모가 된다.
현재 16개국의 규제 당국은 MS의 액티비전 인수를 까다롭게 심사하고 있다.
MS, 92조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시도
빅테크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한 견제 속에 ‘캔디 크러시’와 ‘콜 오브 듀티’ 같은 게임의 제조사인 액티비전의 성사 여부에 다른 IT 대기업들도 주목하고 있다.
MS뿐만 아니라 구글과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도 독점하고 있다는 비난 속에 규제 당국의 인수 저지에 직면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7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메타가 가상현실(VR) 스타트업 위딘(Within)의 인수 저지에 나섰고 지난달 영국의 경쟁시장국은 메타가 2년전 3억1500만달러(약 4166억원)에 인수한 검색엔진 기피(Giphy)를 강제로 매각할 것을 지시하는 등 독점 방지를 위한 견제는 커지고 있다.
규제 당국은 MS가 액티비전을 인수에 성공하면 경쟁사인 소니의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에 ‘콜 오브 듀티’ 같은 액티비전의 게임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횡포를 부릴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소니가 MS의 액티비전 인수에 가장 강력하게 반대를 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소니 인터액낵티브 엔터테인먼트 최고경영자(CEO) 짐 라이언은 “MS가 오랜 기간동안 산업을 독점한 과거가 있는 거대 테크 기업”이라며 액티비전 인수에 성공하면 “게이머들의 선택이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독점 우려 목소리 높아 인수 여부 주목
영국 규제당국은 액티비전의 게임 타이틀과 MS의 클라우드 컴퓨팅이 합쳐질 경우 MS는 게임 스트리밍에서는 경쟁 상대가 없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윈도로 크게 성장한 MS에게 이제 게임 브랜드 X박스는 연 매출이 150억달러(약 20조원)가 넘는 가장 중요한 소비자 부문 사업이 됐다. 사티야 나델라 MS CEO의 연봉이 넷플릭스와 유사한 구독 게임 서비스인 ‘게임패스’의 흥행에 달려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액티비전은 직장 내 성추행과 노조원에 대한 감시 등 불미스러운 일을 겪는 동안 주가가 떨어진 상태여서 매각이 필요한 입장이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FTC가 지난 여름과 가을에 MS의 나델라 CEO와 브래드 스미스 사장을 포함한 관련 임원들을 인터뷰했으며 다른 게임업체 관계자들로부터도 우려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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