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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고금리발 부동산시장 침체로 주택거래량이 반토막 나고 미분양 적체는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수요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민간의 착공 물량 감소세도 뚜렷해지고 있다. 착공 실적은 3~4년 뒤 주택공급량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향후 공급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매매거래 반토막, 미분양 적체
11월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주택 매매거래량은 3만2173건으로 전년동월(7만5290건) 대비 57.3% 급감했다. 전월(2022년 9월) 거래량 3만2403건에 비해서도 0.7% 줄었다. 금리가 치솟고, 집값반등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거래절벽이 장가회된 영향이 커 보인다.
지역별로는 서울(3405건)이 전년동월 대비 58.2% 감소했다. 수도권(1만2102건)은 62.2%, 지방(2만71건)은 53.7%나 거래량이 축소됐다. 유형별로는 아파트의 10월 매매량이 1만8570건으로 전년동월 대비 61.9% 감소했고, 아파트 외 주택(1만3603건)도 전년 동월보다 48.7% 줄었다.
신규 분양아파트가 미분양으로 이어지는 건수도 늘어나고 있다. 10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4만7217가구로 전월(4만1604가구) 대비 13.5%(5613가구) 증가했다. 중대형 타입일수록 미분양 문제가 심각하다. 전용 85㎡ 이하 미분양 주택(4만2472가구)의 전월 대비 증가율은 12.1%인 반면, 전용 85㎡ 초과 미분양 주택(4745가구)은 한달 새 28.1% 늘었다.
■침체로 착공 줄어…3년 뒤 공급난 우려
지속적인 주택공급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착공실적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정부의 인허가 실적은 증하고 있지만, 분양시장 침체와 자금조달 환경 악화로 착공을 미루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게 업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올해 10월까지 누계 기준으로 전국 주택 인허가 실적은 42만8318가구로 전년동기(40만5704가구) 대비 5.6% 증가했다. 특히 아파트 인허가 실적(34만7867가구)은 13.5% 늘었다.
하지만,10월 누계 기준 올해 주택 착공 실적은 전국 33만997가구로 전년 동기(45만1134가구)보다 26.6% 감소했다. 아파트 착공 실적은 25만7590가구로 전년 동기에 비해 25.1% 줄었다.
착공 물량 감소의 주된 요인으로는 유동성 악화가 꼽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후분양 할 자금 여력이 되는 곳은 상관없지만, 대부분 공사대금 문제로 착공과 동시에 선분양한다"며 "지금은 미분양 위험이 있기 때문에 시행사업자 입장에서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이 어려워지는 등 유동성이 악화되면서 인허가를 받아도 착공을 미루는 사업장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착공 물량 축소는 향후 주택공급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착공 물량이 줄면 통상적으로 3년 후 주택공급량이 감소한다"며 "주택공급량의 감소는 침체기에는 전세물량을 줄아 서민주거 안정을 위협하고, 상승기에는 가격급등을 유발해 부동산 시장을 불안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3기 신도시 입주는 5년가량 남았기 때문에 3년 뒤 공급 감소는 그 충격이 클 수 있다"며 "정부가 중장기 로드맵에 따라 주택 공급량이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heath@fnnews.com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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