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대란 피했지만, 퇴근길 시민 불편 감수
이날 서울시에 따르면 지하철 파업으로 퇴근 시간대 운행률이 평소의 85.7%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최대한 차질을 막기 위해 비상운행에 돌입했다. 하지만 투입할 수 있는 대체 인력의 수에 한계가 있어 서울시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오전까지만해도 우려했던 출근길 대란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5호선 등 일부 지하철 라인에서 차질을 빚었다는 시민들의 제보도 있었지만 집단 지각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서울시도 적극 대응에 나서 출근길에선 지하철이 평상시와 비슷한 운행을 하도록 노력했다.
하지만 오후 시간대에는 평상시의 70~80% 대로 운행이 떨어져 퇴근 대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따라 서울시내 일부 기업들과 사업장들은 직원들의 조기 퇴근을 유도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정치파업 중단해야"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의 파업을 '정치적 파업'이라고 규정했다.
오 시장은 이날 시청에서 열린 '주거안전망 확충 종합계획' 기자설명회에서 서울 지하철 파업과 관련한 질의에 "이번 파업은 정치적 파업"이라고 평가했다.
오 시장은 이어 "표면적인 파업 이유는 구조조정과 혁신안 철회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공공운수노조·화물연대 파업과 배경이 연결돼 있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며 "이번 협상 과정에서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의 출퇴근길과 발을 볼모로 전국적으로 벌어지는 노총의 당면과제를 해결하는 데 공사의 파업이 수단으로 이용된다면 시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노조의) 입장에 변화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노조의 대화 요구에 대해서는 "시에는 20개가 넘는 투자출연기관이 있는데 하나하나 노사 협상에 시장이 직접 개입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노조 "인력감축계획안 과거보다 퇴행"
서울교통공사 양대노조 연합교섭단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 서편에서 출정식을 갖고 총파업에 들어갔다. 서울 지하철 노동자들의 총파업은 '성과연봉제 반대'를 내세웠던 2016년 이후 6년 만이다. 다음 달 2일에는 코레일의 총파업도 예고된 상태라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지하철 운행 대란 우려는 커질 전망이다.
파업 기간 동안 서울 지하철 노선별 운행률은 1호선의 경우 평일대비 53.5%로 줄어든다. 2호선 본선은 72.9%, 3호선은 57.9%, 4호선은 56.4%, 5∼8호선은 79.8% 수준으로 떨어진다. 공휴일 예상 운행률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이에 서울시는 시민불편 최소화를 위해 비상수송대책본부를 구성하고,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등 파업 단계별 비상대책을 마련했다.
퇴직자·협력업체 직원 등 평시 대비 83%인 약 1만3000여명의 인력을 확보해 지하철 수송기능을 유지하고, 시 직원 138명을 역사지원 근무요원으로 배치한다.
대체 수송력을 높이기 위해 출퇴근 시간대 시내버스 집중배차 30~60분 연장, 지하철 혼잡역사 전세버스 배치운행(교통공사 지원), 자치구 통근버스 운행 독려 등 대체 수송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을 동원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시내버스의(359개노선, 6867대) 경우 출퇴근 시간대(오전 7~9시, 오후 6~8시) 버스 승객 20% 증가 시 집중배차 시간을 30분 연장하며, 승객 40% 증가 시 1시간 연장한다. 지난 10일부터 부제가 전면 해제된 개인택시 운행도 독려한다.
협상 결렬 이유에 대해 노조는 회사가 인력감축계획을 철회하지 않은 것이 주원인이었다고 밝혔다. 노조는 "회사 측은 2026년까지 1539명 인력 감축안에 대해 2022년에 대해서는 시행을 유보한다는 최종 교섭안을 제시했다"며 이는 '재정위기를 이유로 강제적 구조조정이 없도록 하겠다'는 과거 합의보다 퇴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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