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러시아에서 한 남성이 10대 소녀를 납치한 뒤 강제로 결혼하려 한 일이 발생해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0일(현지 시각)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연방조사위원회는 지난 18일 러시아 탐보프주에서 납치혼을 시도한 아미크 샤모얀(20)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샤모안은 평소 좋아하던 18세 여성 벨라 라보얀의 집에 침입한 뒤 그녀를 납치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에는 샤모얀의 형(24)과 아버지(48)도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을 보면 샤모얀과 형이 이불로 둘둘만 소녀의 팔과 다리를 붙들고 아파트를 빠져나온다. 말 그대로 ‘신부 보쌈’을 한 모양새다. 이들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아파트 앞에 세워둔 차에 소녀를 강제로 태운 후 약 500㎞ 떨어진 니즈니노브고로드주까지 이동했다.
소녀의 아버지는 딸의 실종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즉각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며칠간 행방을 알아내지 못했다. 그 사이 소녀는 자력으로 탈출에 성공해 경찰에 도움을 청했고,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납치 되었던 벨라 라보얀이 탈출에 성공하면서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샤모얀은 직접 경찰에 출두해 범행 사실을 자백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라보얀을 사랑해서 그랬다”며 “라보얀이 청혼을 거절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샤모얀은 현재 구금된 상태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다만 공범인 샤모얀의 형과 아버지는 잡히지 않았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두 사람에 대해 지명 수배를 내리고 행방을 쫓고 있다. 유죄가 인정되면 세 사람 모두 최대 12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한편 샤모얀은 지명 수배 중인 사업가 자말 샤모얀의 친척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자말 샤모얀은 2020년 도로 수리 사업비 1억1000만루블(약 23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6년형을 선고받았던 바 있다. 하지만 도주했고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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