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각각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소셜미디어 트위터 인수에 대해 조사에 들어갈 방침임을 시사했다.
11월 30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현재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과정을 조사할지 예비 검토에 들어갔다고 밝혔고, EU 집행위는 트위터가 혐오발언 등을 올릴 경우 EU에서 금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U "트위터 유럽에서 금지할 수도"
소식통에 따르면 티에리 브르통 EU 내수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머스크와 화상통화에서 이같이 경고했다. 브르통 위원은 EU의 디지털 규정을 총괄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브르통은 이 자리에서 머스크에게 트위터가 반드시 EU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EU 규정을 따르기 위해서 트위터는 차별·혐오 발언 등으로 계정이 취소된 사용자들을 '자의적으로' 다시 받아들이는 행위를 포기하고, 가짜뉴스를 '적극적으로' 골라내며, 내년까지 '광범위한 독립적 감사'를 시행한다는데 합의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트위터 계정을 부활하기로 한 머스크의 결정에 대한 간접적인 비판이다.
브르통은 만약 머스크가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트위터가 EU의 신디지털서비스법을 위반하게 되고, EU에서 금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U의 신디지털서비스법은 이른바 빅테크 업체들이 자사 플랫폼에 올라오는 컨텐츠들을 어떻게 검열해야 할지에 관한 글로벌 기준을 제시한 법이다.
브르통은 이 법을 위반하게 되면 트위터는 유럽 전역에서 금지당하거나 전세계 매출의 6%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고 다시 경고했다.
머스크는 이 자리에서 신디지털서비스법이 '매우 합리적인' 규정이라고 생각한다는 이전 입장을 되풀이했다.
머스크는 화상통화에서 자신이 규정을 꼼꼼하게 읽었다면서 이 규정은 전세계에 적용돼야 한다고 판단했다는 말까지 했다.
트위터, 외국 자본 유입 조사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트위터를 머스크가 인수하면서 외국 자본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가 현재 그의 인수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옐런에 따르면 CFIUS는 트위터 인수 과정에서 '외국 자본이' 개입됐다고 판단하고 있고, 이에따라 '국가안보' 위험 요인이 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옐런은 "현재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면서도 "그러나 (검토 결과 안보) 위험이 있다는 결론이 나면 CFIUS가 본격적으로 조사에 들어가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공시에 따르면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왈리드 빈 탈랄 빈 압둘아지즈 왕자가 트위터 전체 지분의 3.5%, 3500만주를 확보했다.
그의 투자펀드인 킹덤홀딩컴퍼니를 통한 투자다. 이 업체는 씨티그룹, 우버, 리프트 등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트위터 인수와 관련해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도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월 머스크가 다른 나라와 '협력'하고 있다면서 미 규제 당국이 "들여다볼 타당성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앞서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와 관련해 당국이 조사에 나설 가능성을 일축했던 옐런은 당시 자신이 '말실수'를 했다고 이날 해명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