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손해율 100% 넘어
도수치료 등 과잉진료 보험금 누수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주요 4개 비급여 진료 항목의 지급보험금이 1조 4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이중 도수치료 명목으로 1조 1300억원이 실손보험금으로 지급됐다. 도수치료는 피부과, 소아과, 치과 등 근골격계 질환을 다루는 전문 의료과목이 아닌 곳에서도 발생했다. 보험업계는 2026년에는 도수치료 실손보험금 지급이 3조원에 육박하고 주요 4개 비급여 진료 항목의 보험금도 4조30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손해보험사들의 4개 비급여 진료 항목의 지급보험금은 2018년 7800억원에서 4년 만인 2021년 1조40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많아졌다. 4대 비급여 진료 항목은 도수치료, 하지정맥류, 하이푸시술, 비밸브재건술이다.
손해보험 업계 관계자는 "별다른 과잉의료 제어조치가 없이 최근 추세가 유지된다면 5년 후에는 실손보험금 지급 규모가 4조3000억원이 10년 후에는 16조3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도수치료의 과잉진료가 심각하다고 진단한다. 2021년 도수치료 실손보험금 지급 규모는 1조1300억원이 지급돼 단일 항목임에도 전체 실손 지급보험금의 11%를 차지했다. 보험 업계는 최근 추세대로 해마다 21%씩 증가하면 10년 후 7조6000억원까지 늘어난다고 예측했다.
실제로 A손보사의 실손보험 가입 고객의 경우 특이 이상, 질환이 없음에도 2017년부터 5년 동안 576회의 도수치료를 받고 보험금 1억 4000만원을 청구했다. 또 일부에서는 보장 대상이 아닌 행위를 도수치료로 둔갑시켜 시행하고 있다. 소아과에서 70세 환자의 도수치료, 산부인과에서 28세 남성의 도수치료, 치과에서는 임플란트 치료 후 도수치료를 시행한 것처럼 둔갑해 보험금을 청구하기도 했다.
손보사들은 과잉 비급여 진료 항목의 보험금 지급은 실손보험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입장이다. 실손보험 손해율은 해마다 100%를 넘었다. 2017년 123.2%, 2018년 122.4%, 2019년 135.9%, 2020년 132.0%, 2021년 132.5%로 증가했다. 손해율이 132%라는 것은 보험료로 1만원을 받으면 보험금으로 1만 3200원을 지급하는 적자 구조라는 의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1년 실손보험 손실은 2조86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적자폭이 3600억원 늘었다.
올해 역시 손해율이 100%를 넘을 전망이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모든 회사의 실손 손해율은 100%를 넘고 지난해 수준인 130%에 육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연구원은 지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연평균 실손보험료 인상률이 13.4%, 지급 보험금 증가율이 16%였다면서 이런 상황이 유지될 경우 올해부터 2031년까지 누적 적자는 112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연구원은 "2031년까지 손익분기점이라고 할 수 있는 위험손해율 100%를 달성하려면 이 기간에 보험료를 매년 19.3% 인상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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