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현장르포]대한민국 16강 진출... 한파도 못 말린 응원 열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03 02:11

수정 2022.12.03 12:30

대한민국 2대 1 역전승
한파도 못 말린 거리응원
16강 진출에 광장은 떠나갈 듯 함성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2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를 앞두고 시민들과 붉은악마가 응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2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를 앞두고 시민들과 붉은악마가 응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매서운 한파도 응원 열기를 식히지 못했다. 3일 0시 2022 카타르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 대 포르투갈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광화문에 1만 인파가 모였다. 대한민국이 승리하며 16강 진출을 확정하자 시민들은 목이 터져라 끝까지 "대한민국~!"을 외쳤다.

2일 주최 측에 따르면 경기 시작 1시간 전인 오후 11시 기준 광화문 광장에는 1만명이 넘는 인파가 모였다. 앞서 경찰은 약 1만5000명이 참석할 것으로 추산했다.
추운 날씨와 이전 경기들보다 늦은 시간 펼쳐지는 경기에 예상보다 적은 인원이 참가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시민들은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경기가 펼쳐지는 오후 11시 기준 체감 영하 5도의 추운 날씨에 각자 한파 대책을 세운 모습이었다. 패딩 점퍼와 털모자, 목도리는 물론이고 저마다 핫팩을 들고 광화문 광장으로 모였다. 일부 시민들은 체온 유지를 위해 담요를 챙겨오기도 했다.

남녀노소 반짝이는 반짝이는 붉은 머리띠와 응원봉을 들고 설레는 얼굴로 자리를 잡았다. 한파에 코가 빨개지고, "대한민국~!"을 외치는 입에서 입김이 피어올랐다.

이날 서울시는 추운 날씨에 대비해 한파 쉼터를 운영하기도 했다. 80명 정도 들어설 수 있는 공간, 천막 안에 대형 히터 3대가 설치됐다. 경기 시작 전 시민들은 쉼터에 들려 굳은 몸을 녹이며 "진짜 춥다"를 연발했다.

경찰과 주최 측은 앞선 1차, 2차 거리응원과 마찬가지로 안전 대비에 나섰다. 경찰은 광화문광장에 경찰관 150명, 기동대 11개 약 680여명, 특공대 20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서울시도 직원 60명을 투입했다. 주최 측은 응원구역을 펜스를 세워 구획하고 안전요원들이 동선을 안내했다.

서울시는 또 이날 밤 9시부터 행사 종료 때까지 광화문광장과 가장 인접한 세종문화회관 버스 정류소 2곳을 임시 폐쇄하는 한편 서울 지하철 2·3·5호선은 새벽 3시까지 연장 운행한다. 5호선 광화문역과 1호선 시청역 등 인근 지하철 역사 4곳에는 안전요원을 평소보다 4배 늘려 48명 배치했다.

3일 오전 0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대학생 이소민씨(20)과 서수민씨(20)가 응원을 펼치고 있다. /사진= 주원규 기자
3일 오전 0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대학생 이소민씨(20)과 서수민씨(20)가 응원을 펼치고 있다. /사진= 주원규 기자

3일 오전 0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곽민상씨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주원규 기자
3일 오전 0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곽민상씨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주원규 기자

추운 날씨에도 시민들은 씩씩하게 경기 시작을 기다렸다. 경기 김포에서 온 대학생 이소민씨(20)와 서수민씨(20)는 고등학교 동창이다. 2일 오후 8시부터 광화문 광장에 자리를 잡고 경기를 기다렸다. 둘은 핫팩과 목도리, 털모자로 중무장했다. 서씨는 "춥긴 춥지만 너무 신난다"고 말했다. 이씨는 "우리나라가 2대 0으로 이길 것 같다"고 예측했다.

추위를 이겨버린 시민도 있었다. 서울 동작구 대방동에 사는 직장인 곽민상씨(26)은 입고 온 패딩을 벗어 가방에 넣었다. 그는 4번이 마킹된 대한민국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응원에 나섰다. 곽씨는 내일 오전 10시 출근에도 불구하고 광화문을 찾았다. 곽씨는 "열정적인 응원덕에 춥지 않다"고 소감을 전했다.

3일 오전 0시, 경기 휘슬이 울리고 모두 환호를 내질렀다. 하지만 전반 5분, 빠른 실점을 하자 순식간에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그것도 잠시였다. 이내 시민들은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치기 시작했다. 경기 분위기가 대한민국으로 넘어오자 다시 시민들은 신나게 응원을 하며 경기를 즐겼다. 그리고 전반 27분, 김영권 선수의 동점골이 터졌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기뻐했다.

후반 추가시간 1분, 드디어 대한민국 황희찬 선수의 역전골이 터지자 광화문 광장은 떠나갈 듯 함성이 이어졌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고 서로를 부둥켜안고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가나와 우루과이의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이 결정되는 상황, 시민들은 숨죽여 나머지 경기를 지켜봤다. 우루과이가 한 골이라도 더 넣으면 16강 진출이 무산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 우루과이의 공격이 빗나갈 때마다 시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결과는 우루과이의 2대 0 승리.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

3일 새벽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3차전 한국과 포르투갈 경기 합동 응원에 나선 붉은 악마들이 한국의 16강 진출에 기뻐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3일 새벽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3차전 한국과 포르투갈 경기 합동 응원에 나선 붉은 악마들이 한국의 16강 진출에 기뻐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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