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비트코인 가격이 1만7000달러를 돌파했다. 최근 달러 약세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금리인상 속도조절 시사 발언에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다소 살아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56% 상승한 1만7254.62달러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0.73% 오른 2307만4000원에 거래됐다.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가상자산) 대장 이더리움 역시 상승세다.
코인마켓캡에서 이더리움은 전일 대비 2.60% 오른 1292.22달러에 거래됐다.
업비트에서 이더리움은 전일 대비 0.99% 상승한 173만500원에 거래됐다.
가상자산과 역의 상관관계가 있는 미국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가상자산 시장도 상승 동력을 얻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이날 오전 11시 55분 현재 104.25로 10월 말(110.75)보다 5.87% 하락했다.
오는 13~14일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을 시사한 결과다.
파월 의장은 11월 30일 브루킹스연구소 대담에서 금리 인상 지속 기조를 재확인하면서도 "금리 인상의 속도를 완화할 시기는 이르면 12월 회의가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12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이 여전히 견고해 하방을 받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가상자산 투자회사인 21.co의 헤니 래쉬완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 가격이 11월에만 15% 이상 급락하는 등 매도세가 강했지만 비트코인 가격이 여전히 1만7000달러 안팎을 맴돌고 있다"며 "2020년 가상자산 대유행 초기 가상자산 약세장 당시 가격과 비교하면 3배 가량 오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사람들이 여전히 가상자산을 사용해 본인의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내년 가상자산 규제 방향이 명확해 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도 호재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미국 결제 기업 피델리니내셔널인포메이션서비스(FIS)의 존 애버리 암호화·웹3·자본시장 전략 책임자는 "혁신과 투자자 보호 사이에는 항상 균형이 필요하다"며 "규제가 이 모든 것을 항상 해결해주진 않지만 중요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석문 센터장은 내년도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미국 연준의 통화 긴축 정책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현상에 테라-루나 사태를 비롯해 셀시우스, 3AC, FTX와 같은 시파이(CeFi) 기업들이 몰락하며 한때 3조달러에 육박하던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현재 8000억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그러나 정 센터장은 이에 대해 "가상자산 업계의 투자, 연구 개발, 채용 등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이는 2021년 강세장에서 가상자산의 가치를 이해한 계층이 늘어나면서 업계의 펀더멘털이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현재 8000억달러에서 최대 1조5000억달러까지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발간한 '2023년 가상시장 전망' 리포트에서 "내년도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1조달러에서 최대 1조5000억달러까지 회복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정 센터장은 "그간 지속됐던 미 연준의 긴축 정책으로 인해 내년 상반기 중에는 인플레이션 수치가 안정을 찾음으로써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수요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런 시나리오라면 2023년은 2019년과 유사한 양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2019년 들어 미 연준은 그 이전까지 여러 차례 단행한 금리 인상을 동결했고 그해 9월에는 보유 채권 축소를 중단하는 등 정책 방향을 선회한 바 있다. 2019년 한 해동안 비트코인 가격 상승률은 92%에 달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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