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10억 손배소' 김의겸, 면책 인정될까...민.형사상 책임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08 05:00

수정 2022.12.08 05:00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2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스1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2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튜브 매체 더탐사 등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선 가운데, 법조계에선 김 의원과 더탐사의 공모관계가 인정되면 민·형사상 책임을 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 장관은 지난 2일 김 의원과 더탐사 취재진, 의혹 최초 제보자 A씨 등을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이와 함께 정보통신망법 위반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게 형사 고소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동훈 "책임져야" vs 김의겸 "돈으로 입 틀어막겠다는 것"
앞서 김 의원은 지난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한 장관이 올해 7월 윤석열 대통령과 법무법인 김앤장 변호사들과 함께 청담동 소재 고급 술집에서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한 보수단체가 김 의원 등을 경찰에 고발하며 수사가 시작됐다.

이후 A씨의 전 연인이자 당시 술자리에 있던 것으로 지목된 첼리스트 B씨가 경찰 조사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진술하며 해당 의혹이 사실이 아닌 쪽으로 무게 추가 기울었다.


이에 한 장관이 소송을 제기하자 김 의원은 "10억원 소송은 윤 대통령과 한 장관에 대한 어떤 의혹 제기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형사처벌은 물론이고 돈으로 입을 틀어막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 법조계 "공모관계 인정되면 면책 대상 안될 수도"
소송의 관건은 김 의원의 발언이 면책특권에 포함될 수 있는가다. 김 의원이 의혹 관련 발언한 곳이 국회 법사위라는 점에서 해당 발언이 면책특권의 대상이라는 의견이 일부 나왔지만, 법조계에선 김 의원과 더탐사의 공모관계가 인정되면 김 의원이 법적 책임을 면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헌법상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해 국회 외에 책임을 지지 않지만, 허위사실 유포 관련 행위가 국회 밖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국회의원 직무와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최진녕 법무법인 CK 변호사는 "공모 행위는 국회 밖에서 이뤄졌고, 이를 바탕으로 더탐사가 유튜브에서 방송을 했다"며 "이것은 단순 명예훼손이 아니고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에 해당하는데, 사이버 명예훼손의 경우 실형을 선고하는 케이스도 상당히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에서도 2013년 고(故) 노회찬 당시 민주노동당 의원이 법사위에서 검사 7명의 명단을 폭로하는 보도자료를 내고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시한 이른바 '안기부 X파일' 사건에 대해 '보도자료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한 것은 면책특권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한 바 있다. 노 의원은 이 선고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김 의원이 명예훼손 혐의로 유죄를 받을 경우 민사상 책임을 피하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형사소송에서 피고인의 혐의를 입증하는 것이 민사소송에서 피고의 책임을 입증하는 것보다 훨씬 까다롭기 때문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예를 들어 형사소송에서는 97~98% 정도의 고의과실이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면 민사소송에서 원고의 입증 책임은 51%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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