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국무회의서 철강·석화 추가 명령 검토
업무 복귀자 늘면서 파업동력 급격히 약화
업무 복귀자 늘면서 파업동력 급격히 약화
[파이낸셜뉴스] 시멘트 운송 분야 이후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정부가 8일 추가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시사하면서 화물연대 파업이 새국면을 맞고 있다. 사상 첫 업무개시명령으로 파업에 참가한 노조원들이 속속 업무에 복귀하는 상황에서 추가 명령이 발동될 경우 파업 동력이 급격히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추가 업무개시명령 발동하나
정부는 이날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정유·철강 등 피해 업종에 대한 추가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날 포스코 포항제철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업무개시명령은 최후의 수단으로 산업 피해와 운송 복귀현황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며 "당장 내일(8일)이라도 국무회의가 열릴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원 장관은 "컨테이너와 시멘트 운송량은 상당 수준 회복됐고, 레미콘 생산량도 점차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지만 철강의 경우 아직 운송량이 평시의 절반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지난 6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추가 업무개시명령이 의결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안건은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당장 추가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할 정도로 긴급한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정부는 정유·철강 등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업종에서 국가경제에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즉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친 상태다. 앞서 지난달 29일 시멘트 운송 분야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바 있다.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은 운송사업자나 운수종사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화물운송을 집단거부해 화물운송에 큰 지장을 줄 경우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토부 장관이 업무개시명령을 할 수 있다.
산업 현장 어려움 가중.. 파업 동력은 약화
화물연대 파업 속에 민주노총이 총파업에 가세하면서 산업 현장의 어려움은 한층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화물연대 파업 이후 12일 동안 철강과 석유화학, 정유, 시멘트, 자동차 5개 업종에서의 출하 차질 규모는 3조5000억원으로 추산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석유화학 분야에서 수출 물량 출하가 재개됐지만, 평시 대비 5% 수준만 출하되고 있다. 내수 물량 출하량은 평시의 65% 수준이다. 석유화학 업체의 타격도 심각하다. 일부 업체는 이번 주말부터 감산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유 출하량은 5일 기준으로 평시의 83% 수준이다. 정부는 전날 군용 등 대체 탱크로리(유조차) 203대를 긴급 투입한 바 있다. 철강은 지난 6일 기준 평시의 47% 수준에서 출하가 이뤄졌다. 화물연대 총파업 다음 날인 지난달 25일부터 13일간 건설업체 127개사가 공사 피해 발생을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1506개 공사 현장 중 862개(57%)에서 공사가 중단됐다.
다만 파업 참여율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6일 집단운송거부 관련 집회 등 참가인원은 4400명으로 집계됐다. 당초 출정식에 참여한 9600명 대비 46% 수준으로 줄었다.
철야대기 인원도 지난주까지 평균 3200여명 수준을 유지했지만, 6일에는 지난주의 절반 이하 수준인 1460명으로 떨어졌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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