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고물가에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가성비 좋은 편의점 도시락의 매출이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이에 편의점 업계는 점심 식대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인 '런치플레이션'이 심화되면서 다양한 메뉴 구성으로 고객몰이에 나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세븐일레븐, CU, GS25, 이마트24의 도시락 매출이 지난해보다 각각 30%, 22%, 40%, 33% 신장했다. 편의점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가맹사업자들은 △메뉴 구성의 다원화 △유명인·식당과의 협업 △맛과 가성비를 내세웠다.
세븐일레븐은 추운 겨울 생각나는 뜨끈한 국물요리 '한끼 순댓국 도시락'을 출시했다. 인플레이션이 이어지면서 한국인의 '소울푸드' 순댓국 식당도 가격을 9000원~1만원으로 인상하고 있다. 대용량을 한번에 끓여내야하는 탕요리의 특성상 집밥으로 순댓국 맛을 내기도 어렵다. 이에 착안한 세븐일레븐은 순댓국을 도시락으로 만들고 깍두기볶음, 청양고추, 마늘, 양념깻잎 등 어울리는 반찬도 함께 담았다.
이은아 세븐일레븐 푸드팀 MD는 "한입 먹으면 감탄사가 절로 나게끔 만들었다"고 말했다.
GS25에서는 2021년 10월 출시된 '뭘좋아할지몰라다넣어봤어도시락'이 인기다. 설문조사를 통해 소비자가 선호하는 반찬 12가지를 모아 제품을 기획했다. 이 도시락 반찬 가짓수는 다른 도시락의 2배 수준이다. 제육볶음, 간장불고기, 돈가스, 떡갈비, 순살양념치킨, 순살후라이드치킨, 그릴비엔나볶음, 소세지, 견과진미채, 어묵볶음, 계란말이, 볶음김치 등으로 구성됐다. 푸짐한 구성으로 출시 후 현재까지 GS25의 도시락 상품군 매출 1등을 기록하고 있다.
CU에서는 백종원과 협업한 상품이 지난달 매출 1~2위를 기록했다. '백종원완전한판정식'은 빽햄과 계란말이, 간장불고기로 구성됐는데 압도적인 가성비로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백종원고기2배정식'도 하나의 도시락에 2종(간장, 고추장 제육볶음)의 고기반찬을 담아 '육식파'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이마트24는 '밥맛'으로 승부를 걸었다. 판매하는 도시락은 물론 김밥, 주먹밥 등에 사용되는 모든 밥은 햅쌀로 짓는다. 농협으로부터 도정한 지 3일 이내 일품미만을 공급받아 제품에 사용한다. 이마트24는 매년 햅쌀 수확시기인 10월을 기점으로 되면 모든 상품을 햅쌀로 변경해왔다.
김홍근 이마트24 도시락MD는 “미미한 변화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도시락의 맛과 품질에 대한 신뢰감을 높이기 위해 모든 상품을 햅쌀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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