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임건의→국정조사→탄핵소추 로드 맵
“예산안 협상 8일 오전까지 안 되면 단독 수정안”
“예산안 협상 8일 오전까지 안 되면 단독 수정안”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장관과 관련해 의원들이 해임건의안으로 처리하자고 의견을 모아 줬다”고 밝혔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8일과 9일에 있는 본회의에서 해임건의안을 처리할 것”이라며 “국정조사를 내실 있게 치르고 나서까지도 (이 장관이) 여전히 사퇴를 않고 (윤석열 대통령이) 해임을 거부하고 있으면 (그때) 탄핵소추로 가는 것이 더 낫겠다는 판단을 의원 다수가 해 줬다”고 전했다.
앞서 박 원내대표는 의총 모두발언에서 “본격적인 국정조사에 앞서 국회는 자진 사퇴도 파면도 끝내 거부하고 있는 이 장관을 문책해야 한다”며 “이 장관이 버티고 있으니 경찰 특별수사본부 수사도 엉망진창이다. 실무자급 수사만 줄줄이 이어지고 윗선 수사는 하지도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당초 지난주 해임건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최를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요청했지만 김 의장이 이를 거부한 바 있다.
다만 해임건의안을 발의해도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큰 만큼 탄핵소추안 카드도 적극 검토키로 했다. 하지만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이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해 '선진상 조사-후문책'이라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해임건의안 처리를 둘러싸고 여야 간 정면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대변인은 곧바로 탄핵소추로 가지 않는 이유에 대해 “윤 대통령에게 한 번 더 (이 장관에게 책임을 물을) 기회를 드리겠다”며 “시간적·물리적 이유도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와는 별도로 정부 여당의 예산안 원안 처리에 맞대응하기 위해 대통령실 이전 비용 등 윤석열 정부 핵심 사업 예산을 대폭 감액한 별도의 수정 예산안을 마련해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 "만약 (예산안 관련) 쟁점이 다 처리되지 않으면 증액은 포기하더라도 감액만으로 하는 단독 예산안도 저희가 주머니 속에 준비하고 있다"며 "마냥 협상을 끌면서 오는 9일 정기국회 마지막 날을 넘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의총 후 “마지노선까지 협상 타결이 안 되면 불가피하게 정부 원안이 상정될 테고 (민주당은) 원안에 맞서는 수정안을 단독으로 내 가결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전날에 이어 이날 여야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3+3 협의체'를 가동해 주요 쟁점 예산에 대한 막판 조율에 나섰지만 이견 차만 확인한 채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입법 독주를 앞세워 윤석열 정부 예산을 대폭 삭감하겠다는 정략적 판단 아래 이재명 대표 예산 증액에만 혈안이 돼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처럼 여야가 이 장관 해임 건의안 처리와 예산안 쟁점 이슈를 놓고 평행선을 달리면서 오는 8~9일 정기국회 만료일 때까지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을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정치권 일각에선 여야가 팽팽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도 내년 준예산 편성 사태가 가져올 여론의 비판을 고려해 이달 말에 전격 합의 처리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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