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베어마켓랠리 이끌던 외국인 떠나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07 18:01

수정 2022.12.07 18:06

10~11월 국내 증시 상승 주도
이달 들어 1조원 넘게 팔아치워
10~11월 국내 증시의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투자자들이 이달에는 발을 빼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서 2011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 때문에 국내 주식시장의 하락 폭은 더 커졌다.

외국인의 매도세는 이달 들어 시작됐다. 지난달 30일 코스피에서 1조126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던 외국인은 이튿날(12월 1일) 395억원어치를 사들이며 매수 폭을 급격하게 줄였다.
2일 이후로는 줄곧 매도세를 보이며 지금까지 1조122억원어치를 팔았다.

앞선 두 달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외국인은 10월 4일~11월 30일 코스피에서 7조3940억원을 순매수했다. 덕분에 9월 한 달 간 12.81% 폭락했던 코스피지수는 이 기간 14.71% 반등했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특히 집중된 종목은 반도체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각각 2448억원, 3816억원의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도 1, 2위에 해당한다. 그 결과 삼성전자 주가는 현재 5만8900원, SK하이닉스는 7만8900원으로 각각 후퇴했다.

주도주로 떠오른 2차전지 업종은 종목별로 희비가 갈렸다. 외국인은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케미칼을 각각 1374억원어치, 424억원어치 사들였다. 하지만 에코프로비엠은 60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차익 실현에 나서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 연구위원은 "단기 반등 폭이 컸기 때문에 차익을 보기 위한 요인이 가장 큰 이유로 해석된다"며 "12월 들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더 커졌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매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완화하면서 '차이나런' 자금이 빠져나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두 달 간 외국인의 대규모 한국증시 순매수에는 차이나런 대체 수요 성격도 있었다"며 "외국인 순매수 현상이 사라질지에 대해서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국인의 매도세를 '추세'로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쪽으로 자금이 분산될 수 있다"면서도 "외국인들의 매도세를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전했다.
그는 "외국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인이 환율"이라며 "지금은 강달러 현상이 어느 정도 진정됐기 때문에 매도세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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