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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법인세 인하 필요 이유를 야당만 모르는 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07 18:28

수정 2022.12.07 18:28

비상 경제 시국 직시한
김진표 의장 소신 행보
한국, OECD, G5 평균 법인세 최고세율 추이. 사진=한국경제연구원
한국, OECD, G5 평균 법인세 최고세율 추이. 사진=한국경제연구원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이 기껏해야 1%대라는 여러 글로벌 투자은행들 전망을 가볍게 볼 순 없다. 심지어 노무라증권은 아예 마이너스 성장까지 예상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앞서 1%대 성장으로 내년 전망을 하향 조정한 바 있다. KDI는 7일 12월 경제동향에선 수출부진으로 향후 우리 경기가 둔화할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진단도 내놨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이날 발표도 다르지 않다.
S&P는 "지난 수십년간 성장을 거듭한 한국 경제는 예상대로 추세적 성장둔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향후 10년 동안 크게 후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예측이 갈수록 어둡다는 것에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다급한 위기 국면에서 세금 내고 일자리 만드는 기업을 끌어들이는 것 말고 최선책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글로벌 시장은 급격한 공급망 재편기까지 겹쳤다. 자국 기업은 지키고 기술우위 해외 기업들까지 대거 흡수하기 위해 각국은 필사의 전략을 쓴다. 자국으로 기업을 많이 유치한 나라가 안보의 짐을 덜고 전체 국가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이다. 선진국들이 잇달아 내놓은 파격적인 기업 세제지원과 보조금 혜택은 이를 위한 유인책이었다. 그로 인해 미국 등에선 이미 리쇼어링 효과도 뚜렷하다.

해외 흐름과 비교해 우리나라는 너무나 한가롭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수년간 세계 각국이 인하 경쟁을 벌일 때 우리만 올린 세금이 법인세다. 미국은 35%였던 법인세율을 21%로 단번에 낮췄지만 우리는 22%에서 25%로 올렸다. 국회 계류 중인 세법 개정안은 이를 제 위치로 돌려놓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도 거대 야당은 '묻지마'식 반대만 하고 있다. 지금이 그럴 경제상황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법인세법 개정안 통과가 시급한 5가지 이유'를 들어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기업들의 숨통을 터달라고 촉구했다. 기업의 재무지표 적색경보, 내년 본격적인 경제한파 대비, 투자·고용 선순환 효과 등이 시급한 이유에 속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10년간 국내외 법인세 과세 전후 순이익을 비교한 결과 우리 기업의 과세 후 순이익이 크게 떨어졌다며 법안 통과를 주장했다. 세계 시장에서 우리 기업만 모래주머니를 달고 뛰게 하지 말라는 주문이다.

야당 몫 김진표 국회의장이 소속 더불어민주당의 반대에도 세법 개정안을 내년도 세입 예산안 부수법안으로 지정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예산 부수법안은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에 부의될 때 함께 자동으로 부의된다.
경제부총리 출신 김 의장은 법인세 인하는 단순한 대기업 혜택이 아니라 해외 투자 유인책이라는 소신을 평소 피력해왔다. '법인세 인하 2년 유예' 절충안을 제시한 것은 현실적 해법으로도 볼 수 있다.
비상한 경제시국을 헤쳐나갈 야당의 책임 있는 자세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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