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유성호텔에 따르면 호텔은 최근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호텔 매수 업체와 매각 규모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호텔 영업 기한은 2024년 3월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호텔 부지에는 5성급 호텔이 들어설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 호텔리베라 유성이 폐업하고, 2018년 아드리아호텔까지 지역 호텔들이 잇달아 문을 닫은 가운데 유성호텔 매각설도 5년째 이어져 왔다. 호텔 시설 노후화와 경쟁력의 한계 등이 매각 배경으로 전해진다. 유성호텔측은 매각 후 직원 고용 승계 등 노사 간 협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유성 지역은 지난 1910년대부터 대전의 발전과 함께 온천개발이 이루어졌다. 유성온천이 한적한 전원지대에서 온천지대로 개발된 것은 1907년이다. 유성에 정착한 스즈키라는 일본인은 봉명동 유성천 남쪽에 있는 온천탕 부근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1912년 '공주 갑부'로 유명한 김갑순이 그 땅을 사들여 개발한 후 그 이듬해 12월 본격적인 개업에 들어갔다.
일본인이 경영하는 대표적인 온천장으로는 봉명관(현 계룡스파텔)과 만년장이 있었다. 1925년 개발된 봉명관은 조선총독부 영빈관처럼 중요한 손님이 주로 묵는 고급 휴양지였다.
유성온천장을 세운 김갑순은 바로 옆에 있는 만년장, 봉명관과 경쟁하기 위해 유성호텔 구관 자리에 건물을 증축했다. 그는 1927년 7월 유성온천에 오락장을 신축하며 이를 축하하는 대대적인 행사를 열었다.
이승만 박사가 해방 후 미국에서 돌아와 부인 프란체스카여사와 함께 유성호텔에 머물렀다.
유성은 국토의 중심에 있어 VIP들이 자주 들렀다. 박정희 대통령은 유성호텔 보다 만년장을 자주 이용했다. 반면 박 대통령과 정적 관계에 있던 정치인들 신익희, 조병옥, 장면 같은 분들은 유성호텔을 선호했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여권 인사면서도 유성호텔에 자주 들렀고 큰 행사가 있을 때는 자신이 직접 아코디언을 연주하며 분위기를 살리기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만년장을 선호했다.
유성호텔에도 대통령의 전용 룸을 마련해 놓고 있었지만 별로 이용은 하지 않았다. 유성 온천은 수질이 부드러워 1970년대에는 신혼여행지로 유명했다. 1994년 유성관광특구로 지정됐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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