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10명 조사
[파이낸셜뉴스] 내년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에너지·원자재 가격의 조정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정학적 불안의 장기화에 따른 수급 불안과 중국의 경기 회복 시기가 주요 변수로 분석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8일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10명을 대상으로 2023년 반기별 주요 에너지·원자재 기말 가격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 센터장들은 내년 상반기 경기 침체 국면에 진입하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와 공급 위축으로 올해 급등했던 석탄 가격은 내년 대체 증산 기대감으로 다소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원유는 전체 산업활동의 필수재로 수요 충격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2023년 상·하반기 가격 추이는 대체로 우상향할 것으로 예상했다.
센터장들은 내년 상반기 중 원자재 대부분의 가격 하락을 전망한 가운데 10명 중 6명은 주목할 핵심 원자재로 가격 강보합세가 전망된 ‘원유’를 꼽았다.
우리나라 수입 1위 품목으로 무역 수지에 영향이 크고 정유, 철강, 화학 등 주요 제조업의 원가 구조와 직결되기 때문에 내년에도 원유의 가격 향방이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중동 산유국의 유가 방어 의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공급량 제한 정책 등 공급 축소로 연결될 여지가 있는 만큼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에 제한된 공급, 경기 위축에 따른 수요 부진의 두 변수가 충돌하며 유가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강조하며, 내년 전반적으로는 강보합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철광석 및 비철금속 예상 가격은 뚜렷한 상저하고 흐름을 나타냈다. 내년 하반기에는 중국의 코로나 봉쇄 해제 등 불확실한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이차전지 주요 원료의 경우 내년 상반기는 하락세를 전망했지만, 하반기는 품목에 따라 전망이 엇갈렸다. 2차전지 양극재의 핵심 광물인 리튬은 연중 가격 조정세로 예상됐다.
반면 우리나라 삼원계(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의 주원료인 니켈, 코발트는 수요증가에 힘입어 하반기 중 가격이 소폭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유통 차질로 가격이 급등했던 주요 곡물의 경우 내년에는 상대적으로 진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밀가루의 주원료인 소맥의 경우 하반기에 소폭 인상이 전망됐다. 날씨와 식량 보호주의 기조에 따라 가변성은 있으나, 작황이 비교적 안정적이고 곡물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사료 수요도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경련 유환익 산업본부장은 “자원이 부족해 대부분의 원자재를 수입해야 하는 우리나라 특성상 원자재가격 변동은 기업은 물론 민생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며 "내년에도 경제안보 차원의 불확실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격 하락 전망과는 별도로 주요 원자재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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