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의회, 페드로 카스티요 대통령 탄핵안 처리
좌파 계열의 카스티요, 부정부패와 국정 불안으로 인기 잃어
부통령이 직위 승계, 페루 첫 여성 대통령 탄생
좌파 계열의 카스티요, 부정부패와 국정 불안으로 인기 잃어
부통령이 직위 승계, 페루 첫 여성 대통령 탄생
[파이낸셜뉴스] 시골 초등학교 교사 출신으로 대통령에 당선됐던 페루의 페드로 카스티요 대통령이 취임 16개월만에 ‘정치적 무능’을 이유로 탄핵 당했다. 현지에서는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하면서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페루 의회는 7일(현지시간) 카스티요의 탄핵소추안을 표결했다. 재적 의원 130명 가운데 101명이 찬성표를 던졌으며 이는 탄핵안 처리에 필요한 요건(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을 가뿐히 넘는 숫자였다. 페루 의회는 여당 50석과 야당 80석으로 구성되어 있고 절반 가까운 여당 의원들이 탄핵에 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페루 의회의 호세 윌리엄스 사파타 의장은 "카스티요가 의회를 해산하고 위헌적인 방식으로 그 기능을 방해하려 했다"며 정치적 무능을 대통령 탄핵 사유로 설명했다.
빈농의 아들이었던 카스티요는 급진 좌파 계열로 엘리트 중심의 페루 정치권을 비난하며 0.25%p 차이로 대선에서 승리했다. 그는 지난해 7월 28일 취임 이후 부패 척결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으나 취임 반년 동안 3명의 총리가 물러나고 장관이 수시로 바뀌면서 불안한 국정 운영을 보였다. 카스티요는 국가 사업에서 특정 기업에계 특혜를 줬다는 부패 의혹에 시달렸으며 지난해 10월과 올해 3월에도 2차례나 의회의 탄핵을 당했지만 겨우 막았다.
카스티요는 7일에도 0시를 기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의회를 해산한 뒤 총선을 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디나 볼루아르테 부통령은 트위터에 "나는 의회를 해산함으로써 헌법 질서를 깨뜨리려는 페드로 카스티요의 결정을 거부한다"며 반기를 들었다.
세사르 란다 경제·외무장관도 의회 해산 방침 선언을 '카스티요의 셀프 쿠데타'라고 규정한 뒤 "정부 각료가 모르는 사이 이런 위헌적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다른 3명의 장관과 함께 사임했고 곧바로 3∼4명의 다른 장관도 스스로 물러났다. 법무부 또한 대통령에 대한 형사 고발을 예고했고 헌법재판소 역시 탄핵안 처리를 옹호했다.
볼루아르테는 7일 탄핵안 처리 직후 곧바로 대통령직을 이어받았다. 그는 카스티요의 임기가 끝나는 2026년 7월까지 정부를 이끌 예정이며 페루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에 취임했다. 그는 "페루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치적 휴전을 요구한다"며 "정파를 떠나 민심을 추스를 수 있는 새로운 내각이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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