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석화 노조원에 2차 발동
합리적 재발방지책 마련할때
합리적 재발방지책 마련할때
업무개시명령은 불가피하고도 당연한 조치다. 벌써 보름째에 접어든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물류가 마비 상태에 빠져 자동차, 조선, 반도체 등 핵심 산업까지 위협받는 지경이 됐다. 두 업종의 출하차질 피해만 2조6000억원에 이른다. 더는 두고 볼 수 없을 만큼 한계치를 넘어선 것이다.
민주노총이 지배하는 노조들은 막무가내로 떼를 쓰면 된다는 그릇된 인식에 사로잡혀 있다. 목적을 관철하려고 폭력시위를 마다하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공권력과 충돌해 시위 도중 노조원이 사망하는 사례도 있었다. 친노조적인 문재인 정부는 지난 5년 동안 노조의 집단행동에 거의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그 결과 시위와 파업이 일상화되어 주말마다 거리는 집회로 몸살을 앓았다.
핵심 산업을 볼모로 삼는 파업 투쟁은 경제가 누란의 위기에 놓여 있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보수가 적지 않은 거대노조, 소위 귀족노조들이 대부분이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많은 화물 차주들도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노조 결성력조차 없는 힘없는 노동자가 대다수이다. 보호해야 할 노동자는 파업과 시위는 꿈도 꾸지 못하는 이런 노동자들이다.
화물연대 노조원들이 파업 불참자들을 위협하고 심지어 물리적 위해를 가하는 모습에서 민주노총의 본성을 읽을 수 있다. 진정한 노동자의 이익보다는 폭력 행사를 서슴지 않고 노동운동을 벗어난 정치적 구호를 외치는 민주노총에 다수의 노조들은 이미 등을 돌리고 있다.
정부의 강경대응은 노사 간, 노정 간에 형성된 잘못된 질서를 바로 잡으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본다. 한국처럼 과격시위가 범람하는 나라는 없다. 부당한 처우는 개선해야 하지만 '빅 파워'를 가진 거대노조의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는 기업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높은 임금은 산업 경쟁력을 잃게 하고, 기업들이 외국으로 떠나가 제조업이 공동화되는 원인이 된다.
이번에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화물 차주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질 수 없는 게 세상 이치다. 기업의 형편과 나라 사정까지 고려해 적절한 수준으로 타협하는 게 순리이기도 하다. 불법파업에는 실정법의 응징과 손해배상 책임이 반드시 따른다는 확고한 원칙을 차제에 확립하기 바란다. 화물노조 편을 들다 이제야 정부안을 수용하겠다는 더불어민주당의 태도도 기회주의적이지만, 정부도 합리적 유화책이나 재발방지책을 고심해야 할 시점이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