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보험 깨고 급전대출 늘고…'불황 늪'에 빠진 서민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12 05:00

수정 2022.12.12 05:00

경기침체에 새벽 인력 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다. 9일 오전 6시쯤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경남 김해의 한 인력사무소 앞에 50~60대 남성들이 일용직 일자리를 찾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경기침체에 새벽 인력 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다. 9일 오전 6시쯤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경남 김해의 한 인력사무소 앞에 50~60대 남성들이 일용직 일자리를 찾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경기침체의 그림자가 드리우면서 서민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보험을 중도해약하거나 보험을 담보로 대출받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고 있는데다 2금융권의 소액 급전대출 수요도 증가추세다.

보험 해지환급금 급증…보험약관대출도 증가세

12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생명보험사 23곳의 해지환급금 규모는 하반기 들어 계속 증가하고 있다. 6월 말 13조8115억원(2조1980건)이었던 해지환급금액은 9월 들어 24조3309억원(3조3176억건)으로 급증했다.

일반적으로 보험을 해약해서 받는 환급액은 그간 납입한 보험료보다 훨씬 적다.
보험 중도 해약은 원금 손실을 무릅쓴다는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급전이 필요한 소비자들이 늘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불황형 대출의 대표격인 '보험약관대출' 규모도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34개 보험사의 가계 약관대출 잔액은 지난 6월말 65조7316억원으로 3월말 65조4608억원 대비 2708억원 늘었다.

보험약관대출은 보험을 해약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서 해지환급금의 50~95% 수준에서 대출을 내주는 상품이다. 해지환금금을 담보하기 때문에 본인 확인 절차 외에는 별도의 대출심사도 없고 중도상환수수료, 연체이자도 없다. 최고금리가 연 7%에 이르는 은행권 대출과 비교하면 금리도 상대적으로 낮다. 손보·생보협회 공시에 따르면 10월 기준 33개 보험사의 약관대출 평균금리는 연 4.13% 수준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다른 대출보다 금리가 낮고 심사까지 없어서 보통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는 분들이 불황기에 약관대출을 받아 생활비로 쓰거나 이자 갚는데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저축銀 소액신용대출 잔액 1조 육박

2금융권 소액 급전대출로 발길을 돌리는 서민들도 늘고 있다.

국내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잔액은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액신용대출은 300만원 이하로 단기간에 빌리는 대출이다. 법정최고금리 20%에 육박하는 금리를 무릅쓰고서라도 급전이 필요한 중저신용자·서민들이 주로 찾는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총잔액은 9411억9400만원으로 2017년 9월말(9539억5200만원) 이래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일시불로 카드 결제를 했다가 결제대금을 감당하지 못해 리볼빙으로 넘어가는 급액도 급증하고 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의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은 7조756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해 9월(5조8570억원)에 비해 20.8% 늘어난 수치다.
리볼빙으로 연체를 피할 수 있지만 연 16% 안팎의 고금리가 적용돼 갈수록 원리금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구조여서 채무불이행 위험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