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숏커버링 효과까지 겹쳐
중국의 방역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호텔신라에 외국인 투자가들이 몰리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은 호텔신라 주식을 711억원어치 사들였다. 지난 11월에는 532억원을 순매수한 바 있다. 이달에는 불과 7거래일 만에 지난달 전체 순매수 규모를 넘어선 것이다. 이에 호텔신라는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 2위에 올랐다.
외국인은 면세업종인 현대백화점 주식은 17억원어치 팔았다. 신세계와 F&F는 각각 121억원, 116억원을 순매수하는데 그쳤다. 다른 종목에 비해 호텔신라에 큰 관심을 두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정부의 방역 완화 조치로 리오프닝과 관련된 종목들의 주가 상승이 기대되는 가운데 비슷한 사업군에서 면세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호텔신라에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면세는 중국 리오프닝 수혜의 기대가 높은 부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호텔신라 매출의 87%가 상품(면세·장비·직판 등)이었다. 반면 현대백화점은 면세점부문이 45%에 그쳤다. 신세계는 5% 수준이다.
하나증권은 최근 호텔신라의 목표주가를 11만원으로 상향한 반면 현대백화점은 8만4000원으로 낮췄다. 현대백화점은 면세사업에 대한 기대감에도 백화점 실적 우려가 크다는 진단이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에 대해 "백화점 사업의 둔화 폭을 면세점 사업이 상쇄해 실적을 개선해야 주가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주가 상승으로 인한 손실을 줄이기 위해 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하는 숏커버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간 호텔신라는 공매도 세력의 표적 중 하나였다. 인플레이션이 우려에 긴축 정책이 계속됐고 이에 따른 경기침체 여파로 실적 감소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방역 정책 완화로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피어오르고 있다. 실제로 공매도 잔액 비중은 줄고 있다. 이달 7일 기준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액 비중은 4.13%로 지난달(7.63%)보다 크게 축소됐다.
중국 리오프닝에 더해 공매도까지 청산되면서 호텔신라의 주가는 상승세를 탈 전망이다. 서 연구원은 "중국의 방역정책 완화로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중국 관광객(인바운드)의 수도가 회복되면 호텔신라의 시내면세점 영업이익률이 7%까지 오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호텔신라가 면세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한국면세점협회와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올해 3·4분기 점유율을 1위 롯데와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전분기만 해도 약 10%포인트 차이가 났지만 3개월 만에 큰 폭으로 확대한 셈이다.
배송이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업체들 가운데 점유율 확대가 가장 돋보인다"며 "점유율 상승은 구매력(바잉파워)과 직결되기 때문에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가 현실화되면 예상보다 빠르게 과실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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