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유럽연합(EU)이 발칵 뒤집혔다. 그리스 정치인으로 유럽의회 부의장 중 한 명인 에바 카일리 의원이 올해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체포된 것 때문이다.
영국 BBC 등 주요 외신들이 11일(현지시간) 해당 사건을 일제히 보도하며 "이번 사건이 유럽의회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부패 스캔들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벨기에 검찰은 카타르 부패 수사와 관련, 지난 9일 유럽의회 부의장 에바 카일라 의원을 포함해 4명을 자금 세탁 및 부패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유럽의회는 27개 유럽연합 회원국을 대표하는 입법 기구로, 부의장은 유럽의회 의원 705명 중 14명뿐인 고위직이다. 유럽의회는 카일리 부의장을 즉각 업무에서 배제하고 수사에 철저히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기소된 이들 4명 중 1명은 카일리의 정치 파트너로 유럽의회 사회당그룹(S&D)의 보좌관으로 알려졌으며 체포된 인사 중에는 루카 비센티니 국제노동조합총연맹(ITUC) 사무총장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 탄압국인 카타르가 월드컵을 개최할 자격이 있느냐'는 논란이 일었던 상황에서 카타르는 이미지 세탁 등을 목적으로 유럽의회에 접근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한편, TV 앵커 출신인 카일리는 2014년부터 유럽의회 부의장직을 수행해 왔으며 지난달 월드컵 개막 직전 알빈 사미크 알마리 카타르 노동부 장관을 만난 바 있다.
벨기에 연방 검찰은 "'걸프 국가'(카타르)가 '상당한 돈'과 '중요한 선물'을 이용해 유럽의회의 여러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검찰은 카타르 월드컵이 18일 끝나면 범죄 은폐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보고 수사에 속도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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