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20~30대 젊은층에서 빠르게 늘고 있는 척추·심혈관 질환 배경에 스트레스가 자리잡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척추·관절질환 의료이용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척추질환 신규 환자 수 118만여명 중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했다. 평균 진단 연령도 2012년 41.8세에서 2021년 36.8세로 빨라졌다.
젊은층 고혈압 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20~30대 고혈압 환자는 5년 만에 대략 30% 증가했다. 이에 대해 윤문식 수원자생한방병원 병원장은 12일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스트레스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스가 고혈압과 척추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생소해 보이지만 서로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는 게 윤 원장 설명이다. 스트레스로 인한 폭식은 비만을 야기하고 혈압을 높이는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증가시킨다. 이는 고혈압의 원인이 된다.
특히 고혈압은 척추 건강에까지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병원의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한 연구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의 경우 허리 통증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져 척추질환 진행을 놓칠 위험이 높았다.
◇바쁘게 살다가 놓치기 쉬운 건강…주기적 검진, 치료 중요
윤 원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때 받는 치료"라고 강조했다. 고혈압은 뚜렷한 증상이 없어 정기 검진이 중요하다. 아울러 젊은층은 시니어 세대보다 근육량과 근육의 질이 양호해 허리 통증에 둔감하다 보니 척추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만약 비교적 이른 나이에 척추질환 소견이 발견됐다면 한의 비수술 치료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대표적인 한의 치료법 중 하나로는 추나요법이 있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직접 척추 주변의 뼈와 근육, 인대 등을 밀고 당기는 수기요법을 말한다.
틀어진 척추의 배열을 구조적으로 바로잡아 통증을 완화하고 침습적 접근 없이 척추질환의 근본적 원인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경직된 근육의 긴장을 풀고 혈행을 개선하는 침치료의 경우 고혈압과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윤 원장은 "20~30대 척추질환자의 경우 척추 건강을 과신해 증상을 방치하기 쉽지만 조기에 치료해야 부작용과 재발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지금부터 적극적으로 건강관리에 임해야 20~30년 뒤에 고생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맵고 달거나 짠 음식' 대신 과일 섭취를 늘리자
일상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스트레스는 폭식으로 이어지기 쉬운데 이는 고혈압뿐만 아니라 척추 건강에도 영향을 미쳐 조절이 중요하다. 척추는 체중을 지탱하는 역할을 하는데 불어난 체중만큼 척추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달고 짠 음식이나 맵고 짠 음식을 선호하는 경우 식습관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짠 음식을 섭취하면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도파민이 분비돼 일시적으로 스트레스가 줄고 기분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짠 음식은 중독성이 높아 과식으로 이어지기 쉬우며 이 과정에서 도파민 민감도가 떨어져 더욱 자극적인 음식을 찾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겨울철에는 운동량이 줄어 과식이 비만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자극적인 음식 대신 과일 섭취를 늘리는 게 좋다. 겨울철 접하기 쉬운 귤, 딸기의 경우 조골세포를 자극해 뼈 생성을 증가시키는 비타민C가 풍부해 척추 건강에 도움이 된다. 딸기의 안토시아닌과 항산화제 성분은 그 자체로 스트레스를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스트레칭,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건강까지 '한방에'
스트레스를 줄이고 근육을 풀어주는 간편한 방법으로 스트레칭이 권고된다. 장시간 앉아 있는 경우가 많은 학생 및 사회초년생의 경우 효과적인 스트레칭 중 하나로 '버드독 스트레칭'이 있다.
먼저 바닥에 엎드려 양손과 무릎을 두 뼘가량 벌린다. 이어 오른팔과 왼쪽 다리를 곧게 뻗는다. 이때 시선은 바닥에서 15도가 되도록 하고 발은 골반보다 높게 올라가지 않도록 한다.
4초간 자세를 유지한 뒤 반대쪽도 번갈아 총 10회 반복한다. 이렇게 하루에 총 3세트를 실시하면 장시간 앉아있는 과정에서 약해진 척추와 엉덩이 근육을 강화해 허리통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윤 원장은 "스트레칭은 긴장된 근육을 풀고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줄이는 엔도르핀을 방출할 뿐만 아니라 혈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며 "식습관 조절과 스트레칭 등 일상 속 적극적인 노력과 함께 건강하고 행복한 연말이 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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