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가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그의 상장지수펀드(ETF)인 아크인베스트 주요 투자 종목인 테슬라, 줌 비디오커뮤니케이션스 등의 주가가 폭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장 흐름과 반대로 가는 기술주 투자로 엄청난 수익률을 기록하며 '돈나무 언니'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우드이지만 올해에는 고전하고 있다.
그는 달라진 시장환경에도 불구하고 올해에도 기술주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 속에 형편없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
신뢰 잃은 돈나무
12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우드의 투자전략에 대한 실망으로 아크 ETF들의 주가가 하락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아예 우드에 대한 신뢰마저 점차 사라지고 있다.
팬데믹 기간 적자를 내고는 있지만 성장잠재력이 높은 기술주에 주로 투자한 우드의 주력 ETF 아크이노베이션ETF(ARKK)는 올들어 주가가 63% 폭락했다. 2020년 두배 이상 폭등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시황을 가장 잘 나타내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낙폭이 1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0% 수준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ARKK는 5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주가가 밀렸다.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에 나선 ARKK에 올 초 막대한 돈을 투입했다. 1~5월 18억9000만달러(약 2조4700억원)가 ARKK에 순유입됐다.
그러나 이후 사정이 달라지고 있다.
이후 11월까지 6개월간 투자자들은 석 달에 걸쳐 돈을 거둬들였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7650만달러가 ARKK에서 순유출됐다.
투자자들은 지난달 30일 하루에만 1억4600만달러를 뺐다.
ARKK 3대 투자종목 침몰
투자자들은 우드의 ARKK가 주로 투자하는 종목들이 폭락하면서 떠나고 있다.
ARKK 3대 투자종목은 화상회의 업체 줌, 전기차 테슬라, 그리고 암진단 업체 이그잭트사이언시스다.
줌과 테슬라는 올들어 주가가 반 토막 났고, 적자 상태인 이그잭트는 43% 급락했다.
우드가 비트코인 강세론자인 점도 부정적이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사상최고치 대비 75% 폭락했다.
익센셜자산자문의 선임 포트폴리오매니저 존 버킷-생로랑은 우드의 베팅은 "공짜 돈이 영원히 지속된다는 가정"을 토대로 하고 있다면서 "위험관리 게임 계획은 아예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금리인상을 시작하면서 '공짜 돈'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우드는 자신의 고집스러운 기술주 베팅을 멈출 생각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장기성장에 따른 고수익을 위해 단기 수익성을 희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드는 ARKK의 최대 투자종목인 줌이 2026년에는 1500달러에 접근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700달러는 간다고 주장하고 있다.
줌은 9일 72.16달러로 마감했다.
고객 자산은 늘었지만, 고객들은 떠나
증권사 위불파이낸셜 데이터에 따르면 ARKK는 올들어 고객 자금이 순유입을 가리키고 있다. 비록 올 중반 이후 순유출이 있다고는 하지만 전체로 보면 유입된 자금이 더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객층은 얕아지고 있다. 계정 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위불 최고경영자(CEO) 앤터니 디나이어는 올들어 ARKK 계정 수는 8% 감소했다면서 11월 중순 총 계정수가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디나이어는 7월에 큰 변화가 시작됐다면서 이후 계정 수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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