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관계자는 12일 "고등학교 전 학년에 성취평가를 도입할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내신 9등급제를 없애기 위해 고교학점제를 도입하는 만큼 공통과목에도 9등급제 대신 학습 도달 수준에 따라 5단계(A∼E)로 점수를 주는 성취평가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부총리는 "(지난 정부의 고교학점제 도입 방안 중) 정말 이상한 게 공통과목은 9등급제를 존치하는 것"이라며 "고교학점제에서 가장 중요한 게 9등급제 없애는 일인데 버젓이 두는 것은 개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고교 1학년에도 절대평가가 확대 적용된다.
교육부는 지난해 8월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적용을 위한 단계적 이행 계획'을 발표하면서 2∼3학년이 주로 듣는 선택과목에 성취평가제를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1학년이 주로 수업받는 공통과목에는 현재와 같이 상대평가인 9등급제를 성취평가와 병기한다고 발표했다.
석차등급제를 그대로 적용하면 수강 인원이 많은 수업에 학생이 몰릴 수 있다. 상대평가 특성상 수강생 수가 너무 적어지면 1등급(4%)을 얻는 학생 수도 적어진다. 반면 석차등급제가 폐지되면 절대평가 체제 하에서 일정 점수 이상만 획득하면 높은 등급을 얻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부풀리기 가능성도 우려됐던 바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등학교 1학년 때 9등급제를 유지하면) 가장 쉬운 1학년 공통과목의 대입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1학년 때 석차 등급이 저조한 학생들은 2∼3학년 때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몰입해 학교 수업을 소홀히 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교육부는 당장 고교학점제와 맞물려 전 학년 내신에 성취평가제를 도입하는 것은 검토 단계라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해 (고교학점제 추진 방안) 발표 전에는 전 학년에 성취평가제를 검토해 왔지만, 상위권 변별력이나 부풀리기 등의 문제로 석차등급을 병기하기로 해서 발표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1학년 공통과목의 석차등급제를 유지하는 데 대해 현장에서 '학생이 1학년만 최선을 다하고 원하는 등급을 얻지 못하면 정시나 다른 유형의 대입 준비로 수업에 소홀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며 "그 방안(9등급제 병기)이 최선인지, 아니면 성취평가제를 보완할 방안이 없는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내년 2월 고교 내신 절대평가 확대 여부를 발표한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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