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신당역 살인' 피해자의 아버지가 피고인 전주환(31)의 재판에서 "다시는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없게 해달라"며 엄벌에 처해달라고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박정길·박정제·박사랑 부장판사) 심리로 13일 열린 전씨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살인)등 혐의 재판에서는 피해자의 아버지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A씨는 이날 "가해자가 반성문을 제출해 선처를 구했다는데, 어떻게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선처를 구할 수 있단 말인가"라며 "가해자가 다시는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없도록 법이 허용하는 가장 무거운 처벌을 내려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A씨는 또 "가해자는 제 아이를 2년동안 스토킹했고, 고소를 이유로 추가 범행을 저질렀다"며 "고소를 이유로 이런 범죄를 저지르면 과연 누가 고소를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가해자가 형량을 마치고 사회로 돌아올까 노심초사하고, 저희 가족에게 복수할까 봐, 아이를 아는 주변 사람을 해칠까 봐 무섭다"며 "범죄 행위 근절을 위해 부디 죗값에 합당한 엄벌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A씨는 이날 피해자가 생전 법원에 탄원했던 내용도 공개했다. 피해자는 이 탄원서에서 "이 일을 겪은 후 제 시간은 멈춘 것 같다. 제 생활과 감정이 이 사건에 집중돼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런 제가 기대하는 단 한 가지 희망은 가해자에게 강력한 처벌이 내려지는 것"이라고 썼다.
재판부는 A씨에게 "피해자가 법정에서 직접 말한 것처럼 부친의 이야기를 엄중하게 듣고 재판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전씨는 지난 9월 14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과거 스토킹했던 피해자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피해자의 신고로 먼저 기소된 스토킹 사건에서 중형 선고가 예상되자 선고 전날 보복하기 위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씨는 1차 스토킹 사건으로 서울서부지법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이날까지 12차례 반성문을 제출한 전씨는 지난달 22일 첫 공판에서 "속죄하며 살아가겠다"며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내년 1월 10일 전씨의 결심공판을 연다. 결심공판에서는 검찰 구형이 이뤄진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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