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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보인다"… 반도체 투자 펀드 '꿈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13 18:23

수정 2022.12.13 18:23

美 긴축완화·中 리오프닝 기대
TIGER 미국필라델피아 ETF 등
국내상장 상품에 외인·기관 몰려
"바닥 보인다"… 반도체 투자 펀드 '꿈틀'
반도체산업에 투자하는 펀드가 꿈틀거리고 있다. 주가가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는 판단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완화 신호, 중국의 리오프닝 등이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주요 반도체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는 만큼 내년까지 버틸 여력이 있는지는 점검해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상장지수펀드(ETF)를 최근 한 달간 313억원어치(12일 기준) 넘게 순매수했다.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합성)과 KODEX 미국반도체MV, KB STAR 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 KODEX Fn시스템반도체, SOL 한국형글로벌반도체액티브 등도 기관과 외국인의 관심을 끌었다.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의 최근 1개월 순매수 상위 5위(3849만달러)에는 글로벌 파운드리 1위 업체 TSMC가 오르기도 했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지난달 50억달러를 투자했다는 소식이 기대감을 안겨준 영향이다.

설비·인프라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독자 공급망 확보를 위해 파운드리 팹(공장)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 정부는 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을 위한 K-클라우드 생태계를 조성한다. 중국 '위드코로나' 선언으로 외국인 투자금이 중화권으로 유입되고 수요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도 업황 회복에 한몫할 전망이다.

김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디지털ETF마케팅본부장은 "향후 반도체 시장이 기술력 및 국가별 안보 측면에서 선두기업을 중심으로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반도체 영역별 상위 종목에 대한 집중 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악재는 여전하다. 적어도 내년 1·4분기까진 자금이 묶일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하는 이유다. 재고가 쌓인 탓에 디램(DRAM)과 낸드(NAND) 가격은 하락세다. 경기 침체에 따른 공급 과잉 및 수요 감소도 부정적 시장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대표적인 메모리반도체 기업의 실적 반등도 아직은 이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올해 4·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40.45% 빠진 8조2577억원, SK하이닉스는 적자전환(-3097억원)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판가 하락 및 수요 둔화에 다른 파운드리의 매출 부진으로 내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역성장이 예상된다"며 "하반기부터 공개된 스마트폰 신제품의 본격 효과는 내년 2·4분기부터 나타나고 전방수요 회복도 당분간은 요원하다"고 짚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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