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 전주고 올해 37년 만에 결승 진출
전주고 68회 김원형 감독 4강, 결승 당시 햄버거와 음료수 제공
재계약 후 사비로 1500만 원 상당 패딩 45벌 추가로 몰래 쾌척
[파이낸셜뉴스] 최근 SSG가 시끄럽다. 류선규 단장의 퇴임 문제로 팬들의 민심이 들끓고 있다.
전주고 68회 김원형 감독 4강, 결승 당시 햄버거와 음료수 제공
재계약 후 사비로 1500만 원 상당 패딩 45벌 추가로 몰래 쾌척
하지만 현장은 또 다르다. SSG에 통합우승을 안기며, 재계약에 성공한 김원형 감독이 남몰래 선행을 베풀어 화제다.
김 감독은 어제(13일) 모교인 전주고에 사비를 털어 15000 만원 상당의 고가 겨울 패딩 45벌을 선물했다. SSG 랜더스 프로 선수들이 입는 것과 완전히 동일한 재질의 것이다. 이는 SSG 구단과는 무관한 개인적인 선행이다.
전주고는 지난 8월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 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4강전에서 무려 2명의 1라운드급 투수(이로운, 김정운)가 버틴 우승후보 대구고를 5-4로 꺾고 극적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전주고가 결승에 오른 건 1985년 황금사자기 우승 이후 37년 만이다. 전주고의 경사는 레전드 김원형 감독에게도 전해졌다. 전주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전주에서 졸업한 김 감독에게 전주고는 마음의 고향이다.
그렇지만 SSG가 급박하게 우승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던 시즌 중이라 제대로 된 축하를 해주지 못했다. 그저 4강전과 결승전에 햄버거와 음료수를 선수단에 보내는 것으로 마음을 대신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던 김 감독이 재계약이 된 후 마음의 표시를 한 것이다.
전주고 측에서는 “너무 놀랐다. 전혀 몰랐다. 선수들이 입는 겨울 패딩이라고 들었다. 무려 45벌을 해주셨다. 감사한 마음 뿐이다. 지난 대통령배 당시 햄버거만해도 충분히 감사한데... 대 선배님의 마음에 선수들이 내년에는 꼭 우승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가득 차 있다. 학교에서는 감사의 플랭카드까지 생각하고 있다." 이라고 말했다.
김원형 감독은 레전드 포수 박경완과 함께 전주고 68회(1991년) 졸업생이다. 하지만 그때도 전주고는 김 감독과 박경완 포수 등 소수의 선수만 뛰어났을 뿐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1985년 이후 침체일로를 걷던 전주고는 주창훈 감독의 부임 후 좋은 선수들이 대거 몰리며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2020년 봉황대기 4강, 2022년 대통령배 준우승 등 성적도 그렇지만, 프로 지명에서도 괄목할만한 성적을 내고 있다.
작년 2명의 선수가 프로에 지명되었고, 올해도 에이스 박권후가 2라운드 지명을 받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하는 등 팀 성적과 진학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 내년에는 1라운드 지명 선수가 나올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크다.
한편, 2021 시즌 지휘봉을 잡은 김원형 감독은 올 시즌 개막 이후 최다 연승 타이(10연승), 구단 역대 최다승 타이(88승), KBO리그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wire-to-wire, 개막전부터 마지막까지 1위를 유지하는 것)' 등 다양한 대기록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고, 3년 22억원 재계약에 성공하며 지도자로서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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