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대출 꺼리고 전세도 못놔
집값 내려도 매매 안돼 자금길 막혀
주산연 조사결과 11월 입주율 66%
전월 72%… 한달만에 6%p 떨어져
지방은 63.9%로 전국 평균 못미쳐
집값 내려도 매매 안돼 자금길 막혀
주산연 조사결과 11월 입주율 66%
전월 72%… 한달만에 6%p 떨어져
지방은 63.9%로 전국 평균 못미쳐
14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1월 전국 입주율은 66.2%로 조사를 시작한 지난 2017년 6월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달(72.5%)과 비교해도 한달 사이에 6.3%p 떨어진 수치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76.6%로 전달대비 3.8p 하락했고, 지방은 63.9%로 전국 평균치에도 못미쳤다.
지난달 서울의 경우 아파트 입주율이 80.1%로 집계됐다. 이 역시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전달대비 3.3%p,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선 무려 11.6p 급락했다. 서울 아파트의 연평균 입주율 90.4%와 비교해도 격차가 10%p 이상 벌어진 수치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율은 지난 7월(93.1%)부터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입주율이 낮아진 이유는 잔금 납부를 위한 주택매각, 대출 등 자금조달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실제 11월 예비 입주자의 미입주 원인으로 △기존 주택매각 지연(52.0%) △세입자 미확보(24.0%) △잔금대출 미확보(22.0%) △분양권 매도(2.0%) 순으로 조사됐다. 거래위축으로 기존 주택매각 지연 사유가 전월(37.5%) 대비 14.5%p나 증가했다.
아파트값 하락세로 거래량이 급감해 기존 주택을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는 거래건수는 624건 으로 전년동월(1360건) 대비 절반에도 못미친다. 서현승 주산연 연구원은 "규제지역 축소, 대출규제 완화 등으로 자금조달은 다소 용이해졌지만, 고금리로 인한 대출비용 부담 증가, 주택가격 하락 등으로 주택거래가 감소하면서 입주율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분양업계는 공급물량이 많은 수도권 지역부터 불 꺼진 새 아파트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부터 입주가 시작된 인천 부평구 부평SK뷰해모로(1559가구)의 경우 현재 전월세를 합치면 320여 가구가 시장에 나왔다. 전체 가구의 5분의 1가량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전용면적 84㎡기준 전세가격이 2억2000만원에서 3억5000만원 수준이다. 지난 2010년 준공된 인근의 부개역푸르지오(1054가구)는 전용 84㎡기준 전세가격이 3억원에서 3억3500만원선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중 최근 입주물량 공급이 많은 곳은 신축 대단지 아파트가 인근 구축 아파트보다 더 싼 가격에 전세 세입자를 구하고 있다"며 "갭투자(전세를 낀 매매)를 염두하고 아파트를 구입했지만 전세대출 금리 부담에 전세 수요가 줄고 전세값 마저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고, 잔금 대출을 못 받는 것 모두 부동산 대출 및 금리와 관련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중심으로 미입주가 더 늘어날 것으로 봤다. 주산연 '12월 서울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50.0으로 조사를 시작한 2017년 7월(89.6) 이후 역대 최저치다. 입주전망지수가 100을 밑돌면 건설사업자들이 입주를 부정적으로 전망한다는 의미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입주하는 아파트는 과거 2, 3년 전 부동산 상승기 때 분양받은 경우로 현재는 대출 조건 및 금리가 달라졌다"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도입되면서 대출이 더 어려워진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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