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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아직 '월드클래스' 아니다" 아버지 손웅정 여전히 냉정한 평가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15 06:37

수정 2022.12.15 14:25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사진=뉴스1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손흥민(30·토트넘)의 아버지 손웅정(60) 손축구아카데미 감독이 여전히 자신의 아들이 '월드클래스'가 아니라고 말했다.

손웅정 감독은 14일 tvN의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유퀴즈)'의 '어텐션' 특집에 게스트로 출연해 아들 손흥민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손흥민의 축구 스승이기도 한 손 감독도 축구선수 출신이다. 프로로 활동하면서 37경기에서 7골을 넣었다. 한때 국가대표 B팀에 선발되기도 했으나 부상으로 20대 중반에 조기은퇴했다. 손 감독은 자신은 "무늬만 프로였다"고 했다. "어디가서 '나 축구했어'라고 제 입으로 말해본 적이 없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축구를 했었을 때 만큼은 노력파로 알려져 있다.
왼발을 잘 쓰기 위해 오른쪽 축구화에 압정을 꽂고 연습을 했을 정도였다. 손 감독은 "압정에 두 번 찔려본 경험이 있는데 효과를 봤다"고 했다.

양발을 잘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손 감독은 손흥민이 어릴 때부터 왼발을 잘 쓸 수 있도록 훈련을 시켰다. 그는 "발 씻을 때도 왼발부터, 양말을 신거나 공을 찰 때도 왼발부터 시켰다. 슈팅 연습을 할 때도 왼발을 1.5배 더 사용하게 했다"고 밝혔다.

과거 "흥민이는 '월드클래스'가 아니다"라는 발언으로 팬들 사이에서 '월클 논란'을 일으켰던 손씨는 이날도 어김없이 아들에겐 엄격한 모습을 보였다.

일찍 프로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손 감독은 젊을 때 힘겹게 삶을 꾸려나갔다. 손 감독은 "막노동판에 가서 일도 하고, 사글세 살고 하다 흥민이 어렸을 땐 컨테이너에서도 살았다"고 말한 뒤 "2세가 태어나면 '운동을 안 시키겠다' 이런 생각은 없었다. 내가 낳았지만 또 다른 인격체 아니냐"라고 했다.

MC 유재석이 "아직도 손흥민 선수가 월드클래스가 아니냐"고 묻자 손 감독은 "그건 아니다. 여전히 변함이 없다"며 "내 자식이라 보수적으로 보는 것도 있겠지만, 나는 흥민이의 축구가 늘 10% 성장하기를 바란다. 흥민이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이 됐을 때, 나는 '개인적으로 전성기는 내려가라는 신호다'라고 말했다. 단, 아름답게 점진적으로 내려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손 감독은 손흥민의 성적보다는 '행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 시즌 초반 손흥민이 소속팀에서 부진했던 것에 대해 "8경기가 아니라 16경기에서 골이 안 나오면 어떻냐"며 "흥민이에게는 '경기 결과와 내용을 떠나서 행복해서 축구를 한 만큼, 행복하게 경기를 하고 와'라고 이야기를 한다. 득점왕도 우리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거다.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본인이 좋아하는 축구를 하면서 행복을 느끼고 집에 돌아오는 게 가장 좋다"라고 자신의 철학을 밝혔다.

손 감독은 지난달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 중 안와골절상을 당해 수술을 받고도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손흥민의 뒷이야기를 밝히기도 했다. 손흥민은 부상 약 3주 만에 얼굴 보호대를 착용한 채 한국 대표팀의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을 모두 풀타임으로 소화했다.

손 씨는 "부모라면 다 똑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라며 "쓰러진 뒤 얼굴을 보니 함몰됐더라. '골절이구나', 하는 동시에 '아 월드컵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흥민이도 같은 생각을 했다더라. 수술 날짜를 최대한 당겨 달라고 했다.
잠자는 시간만 빼놓고 계속 얼음을 대고 있었고 그러다 보니 부기가 빠져 수술 날짜를 하루 앞당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손 감독은 "(월드컵에서 대표팀이) 최선을 다하는 것보다 더 앞서 사력을 다했다고 표현하고 싶다"며 "선수들이 사력을 다할 수밖에 없는 건 국민과 축구 팬들이 엄청난 성원과 힘과 사랑을 보내줬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
그게 축구의 발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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