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지난 12일 숨진 10대 A군의 어머니로부터 실종 신고를 받고 일대를 수색해 서울 마포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A군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현장 감식 결과 범죄 혐의점은 없었으며 유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A군 휴대전화에 ‘곧 친구들을 보러 가겠다’는 메모와 ‘엄마 아빠에게 미안하다, 나를 잊지 말고 꼭 기억해 달라’는 내용의 동영상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고등학교 1학년생인 A군은 지난 10월 29일 가장 친한 친구 두 명과 이태원 핼러윈 축제 구경을 갔다가 ‘밤 10시30분까지 집에 오라’는 부모의 당부대로 지하철을 타러 가던 길에 친구들과 함께 인파에 갇혔다. 40분 넘게 깔려 있던 A군은 의식을 잃기 직전 구조됐으나, 바로 옆에서 친구들이 숨지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참사 이후 A군은 입원 치료와 병원 상담을 다니며 일상 회복을 위해 애썼다. 하지만 온라인상의 악성 댓글을 보며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유족은 전했다.
유족들은 MBC 인터뷰에서 "'연예인 보려고 놀러 가서 그렇게 다치고 죽은 거 아니냐' 자기 친구들을 모욕하는 듯한 그런 댓글들 보면서 굉장히 화를 많이 냈다"고 말했다.
참사 한 달이 지났지만 생존자와 목격자는 물론이고 불현듯 떠오르는 그날의 기억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 특히 더 살리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2차 가해로 인한 고통으로 트라우마가 더 악화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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