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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자본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내년 한국 증시에 대해 극과 극의 전망을 내놓고 있다. 외국계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내년에 코스피가 3000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반면 국내에서는 2000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비관론이 나온다.
■"'삼천피' 오를 수 있는 환경"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2023년 한국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코스피 목표치를 2750으로 제시했다. 이전에 세웠던 코스피 목표치(2600)보다 오른 수치다.
모건스탠리는 코스피가 약세장에서는 2100까지 떨어질 수 있지만 강세장에서는 30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매크로(거시경제) 환경과 정책 요소들을 종합했을 때 내년 코스피의 하방 압력보다는 상방 압력이 높다"며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3개월 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고 원·달러 환율은 이미 1300원 초반대로 하향 안정됐다"고 설명했다.
JP모건은 내년 코스피 목표치를 2800으로 제시했다. JP모건은 “코스피는 내년 상반기까지 2250∼2550 사이 박스권 내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매크로 위험들이 서서히 걷히고 대형주들의 이익이 확실해지면 2800을 향해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보고서에서 한국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상향하고 코스피 목표치를 2750으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기업 이익에 대한 단기적인 전망은 좋지 않아 2023년 마이너스 성장이 기대되지만 2024년에는 26% 성장이 예상된다”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또 반도체 사이클이 내년 중반에 턴어라운드를 달성하고 내년 6월에 한국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에 오르면 국내 증시가 전반적으로 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MSCI 선진지수에 편입된다면 한국 주식시장 평가 가치가 30% 더 오를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천피' 뚫고 더 떨어질 수도"
비관적인 전망도 적지 않다. 황찬영 맥쿼리증권 한국 대표는 내년 코스피 저점이 190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황 대표는 "지금까지는 시장이 물가만 바라봤지만 내년부터는 실물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중요하다"며 "코스피가 내년 상반기 2200∼2400의 박스권을 거쳐 하반기 2400∼2600 박스권에 머물것"이라며 "레고랜드 사태와 같은 유동성 이벤트가 나타날 경우 내년 중반에 1900선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증권사들의 전망치도 낮은 편이다. 가장 보수적으로 코스피 전망치를 내놓은 곳은 SK증권으로 내년 코스피가 2000~2450을 오갈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별 내년 코스피 예상 밴드는 △SK증권 2000∼2450 △한국투자증권 2000∼2650 △신한투자증권 2000∼2600 △IBK투자증권 2000∼2800 △하나증권 2050∼2550 △현대차증권 2050∼2570 △대신증권 2050∼2640 △메리츠증권 2100∼2600 △교보증권 2200∼2650 △NH투자증권 2200∼2750 △유진투자증권 2300∼2700 등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박스권 회귀 배경은 유동성과 펀더멘털 측면 모두 부정적이었기 때문"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축소는 2024년까지 지속되고 한국의 수출증가율은 2023년 내내 마이너스를 보일 것"이라며 "유동성과 펀더멘털은 내년에도 녹록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만 내년 코스피가 상저하고를 보일 것이라 것에는 업계가 동의하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 한국 주식시장은 역금융장세, 역실적장세에서 금융장세로 전환할 것"이라며 "금융장세 초반에 강한 종목 위주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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