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예정대로 빅스텝 단행
속도는 늦췄지만 긴축 기조 뚜렷
속도는 늦췄지만 긴축 기조 뚜렷
한국은행은 지난달 0.25%p 인상이라는 베이비스텝으로 통화긴축 속도를 늦춘 데 이어 내달에도 0.25%p 인상을 이어갈지 관심이다. 다만 한미 금리 차이가 1.25%p로 22년 만에 가장 커지면서 한은의 통화정책도 고민에 빠졌다.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되 경기둔화 우려와 인플레이션 추이에 따라 인상폭이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내달 금통위, 금리인상 폭 관심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FOMC는 이날 기준금리를 기존 3.75∼4.00%에서 4.25~4.50%로 0.50%p 올렸다.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네번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에서 빅스텝(0.50%p 인상)으로 인상폭을 줄인 것이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이번 FOMC 결과와 관련, "주요 투자은행들은 내년 정책금리 전망이 5.1%로 0.50%p 상향조정됐음에도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예상보다 덜 매파적으로 해석됨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준이 정책금리 경로를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했다"고 밝혔다. 또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은 최근 금융여건 완화에 대한 우려를 크게 보이지 않은 점, 2월 금리인상 폭 축소(0.25%p)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점 등이 예상보다 덜 매파적으로 해석됐다"며 "시장에서는 0% 근접한 경제성장률 및 4% 중반의 실업률 전망은 연준이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것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이에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속도도 관심이다. 한은은 지난달 24일 열린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0.25%p로 금리인상 속도를 늦춘 바 있다. 올해 7월과 10월 두 차례 빅스텝 이후 베이비스텝으로 돌아섰다. 이 같은 인상 속도는 내년 1월 금통위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미국을 비롯해 우리나라의 물가상승세가 점차 완화되면서 인상 속도 조절이 유지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다만 인상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파월 의장이 제약적인 정책 기조가 아직 충분하지 않으며 최종 금리수준과 유지기간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미 금리차 부담…금융변동성 정책 대응
실제 이날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한미 금리차는 기존 0.75%p에서 다시 1.25%p로 벌어졌다. 1.25%p는 2000년 10월 1.50%p 이후 가장 큰 금리역전 폭이다. 연준이 이번 인상기 최종 금리수준을 5% 안팎까지 높일 경우, 한미 금리차는 역대 최대 수준인 1.50%p 또는 그 이상까지 더 벌어질 수도 있다. 한미 금리차가 커질 경우 자금유출과 환율불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은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연준의 의도와는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면서 "파월 연준의장이 연착륙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지만 연준이 제시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근거로 경기침체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했고 2023년 하반기 금리인하 기대는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경제금융당국은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비하고 있다. 연준의 금리인상을 예상한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보고 있어서다. 정부는 기업 자금조달을 뒷받침하기 위해 총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는 5조원 규모의 2차 캐피털콜을 내년 1월 중 완료하며, 내년 초부터 5조원 규모의 채권담보부증권(P-CBO)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해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을 지원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금융 이벤트에 대응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수시로 개최해 금융분야별 취약요인과 대응방향을 논의하며 최적의 정책조합을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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