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지위 확인 가처분 소송..회생 절차 개시가 관건
[파이낸셜뉴스] 이래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이래CS를 두고 경영진과 투자자가 '법적공방' 중이다. 경영진이 리픽싱 조항의 독소조항을 문제삼아 550억원 규모 신규 투자유치를 거부했고, 기존 투자자의 펀드는 디폴트(부도)됐다는 것이 기존 투자자의 주장이다.
기존 투자자는 경영권 매각에 나섰지만 경영진은 공시된 것 외에 최근 수주내역 등 인수 실사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래CS 경영진은 신규 투자 유치를 거부하지 않았고, 부도가 기존 투자자의 방해로 인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래CS의 기존 투자자 '이프리엠펀드'를 운용하는 자베즈파트너스는 최근 법무법인 율촌을 선정해 법원에 이래CS 주주지위 확인 가처분 소송을 냈다. 주주총회를 열어 이래CS의 기존 경영진을 해임하기 위해서다.
이래CS의 기존 경영진이 신규 투자자 유치를 방해했고, 이에 펀드의 인수금융 투자자(대주단)이 펀드를 대상으로 기한이익상실(EOD)을 선언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자베즈파트너스는 이래CS의 기존 경영진을 배임, 횡령으로도 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맞서 이래CS의 기존 경영진은 법무법인 한결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래CS측은 "신규 투자자 유치를 방해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자베즈파트너스는 이래CS에 대해 IPO(기업공개)를 통한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지자 기존 경영진이자 대주주가 지분을 사주는 풋옵션을 행사했다. 기존 경영진이자 대주주는 이를 거부했고, 드래그얼롱(동반매도요구권)을 행사했다. 드래그얼롱은 주주간 합의사항이다.
이후 자베즈파트너스는 대주주 지분 41.58%에 질권을 행사해 71%까지 늘리기로 했다. 자베즈파트너스는 기존 경영진이 명의개서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김용중 이래CS 대표이사는 "고의적으로 부도내지 않고 최선을 다한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펀드측과) 이사 숫자를 동일하게 하고, 매각에도 동의했다"며 "펀드는 투자자로서 이익을 내면 될 뿐 경영권까지 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자베즈파트너스 관계자는 "이래CS가 명의개서를 거부하고 있는 만큼 법원에서 주주지위를 인정받아야 한다. 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주주총회를 열어 대표이사 교체를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래CS는 지난 1일 만기인 하나은행 전자어음 40억원을 갚지 않았다. 5일에는 이사회를 열어 회생절차개시 신청을 의결, 9일 창원지방법원에 회생을 신청했다.
이에 대해 이래CS 관계자는 "하나은행 전자어음은 자베즈파트너스의 방해로 인해 납부 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이프리엠펀드의 주요 투자자가 목회자들의 노후자금인 '총회연금재단'인 만큼 애초 자베즈파트너스의 투자를 경영권 인수를 위한 것으론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며 "올해 들어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만큼 일시적인 자금경색이 있다면 경영진 급여반납, 회원권 등 불요불급한 자산 매각, 거래회사와 거래대금 조정 등 자구 노력을 취하는 게 정상인데 이러한 조치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래CS 관계자는 "확고한 자구 노력을 실시하고 있었다. 임직원 모두 바닥을 딛고 일어날 긍정적인 희망에 가득 차 있던 상황에서 이러한 상황 발생에 깊은 상심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래그룹은 모회사인 이래CS 산하에 이래AMS, 이래FR 등 종속기업과 다수 관계기업으로 구성됐다. 옛 한국델파이의 후신인 이래AMS는 이래그룹 전체 매출 중 비중이 70%를 넘을 정도로 절대적이다. 이래AMS는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빈패스트 등으로부터 구동 제품 및 첨단운전보조시스템(ADAS)에 대한 3조원 규모의 수주를 받은 바 있다.
이래AMS의 주력 사업인 구동축(Halfshaft) 중 볼스플라인 샤프트 기술(자동차 스트로크 흡수를 극대화)은 이 분야 최고인 영국 GKN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뿐만 아니라 포르쉐, 알파로메오 등 최고급 스포츠카 제조사들이 고객이 된 배경이다.
또 자율주행차 관련 핵심인 인지, 판단 및 이를 통합 제어하는 기술도 확보해 베트남 최대 자동차회사인 빈패스트로부터 대규모 수주를 받았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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