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가운데 한 곳인 바이낸스가 심각한 자금유출에 직면했다.
이번주 초반 유출된 자금 규모만 6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계법인 마자르는 투자자들의 신뢰에 핵심적인 영향을 미치는 '보유현금 증명'을 중단한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세계 3위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파산한 뒤 주먹구구식 경영, 복마전 같은 난맥상이 드러나면서 암호화폐 업계의 신뢰성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이번에는 바이낸스가 심각한 신뢰 결함 문제를 예고하고 있다.
16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13일 하루에만 고객들이 10억달러를 인출하는 등 뱅크런(인출사태) 위기에 직면해 있다.
FTX 붕괴 뒤 바이낸스가 투자자들의 신뢰를 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마자르가 발을 빼면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6일 바이낸스는 지난 12~14일 사흘 동안 60억달러가 순유출됐다고 밝혔다.
마자르는 암호화폐 업계에서 발을 뺐다.
바이낸스, 크립토닷컴, 쿠코인 등 암호화폐 거래소 '보유현금 증명' 보고서를 발표해왔지만 16일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다.
마자르의 현금증명 보고서는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고객들의 예금이 인출될 때 이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지를 알려주는 지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마자르는 돌연 이날 "암호화폐 부문 사업체의 보유현금 증명 제공과 관련한 활동을 중단했다"면서 "대중이 이를 이해하는 방식에 대한 우려때문에 이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자사가 발표한 보유현금 증명이 업체의 재정적인 건전성을 입증하는 것으로 봐서는 안된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마자르 같은 회계감사 업체들의 보유현금 증명은 FTX 붕괴 이후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뱅크런을 막기 위해 동원한 주된 보호수단 가운데 하나다.
그렇지만 마자르를 비롯한 회계감사 업체들은 일반적인 회계감사와 달리 증명서를 발행할 때 엄격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업체가 제공한 자료에 대한 검증도 하지 않는다.
이때문에 일반적인 재무감사 보고서와 달리 보유현금증명서에 대해 회계감사 업체들은 증명서에 나온 수치와 관련해 어떤 보증이나 의견제시도 하지 않는다.
소식통에 따르면 마자르가 이번에 이를 중단한 것이 특별히 어떤 문제가 발견됐기 때문은 아니다. 다만 단순 보유현금증명서가 마치 재무감사서류처럼 간주되는 것에 부담을 느껴 이를 중단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보유현금증명을 작성할 때에는 마자르가 회사의 재정상태를 재무감사처럼 꼼꼼하게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어서 증명서의 효력이 매우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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