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취총 썼어야" vs "생포하기에 너무 위험한 짐승"
일부 전문가 분노…동물원 '사람안전이 우선' 원칙 강조
동물원 탈출 침팬지 사살…스웨덴서 "꼭 그래야 했나" 논란"미취총 썼어야" vs "생포하기에 너무 위험한 짐승"
일부 전문가 분노…동물원 '사람안전이 우선' 원칙 강조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스웨덴의 한 동물원이 우리를 탈출한 침팬지를 사살해 비판을 받고 있다고 BBC방송 등 외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수도 스톡홀름에서 북쪽으로 165㎞ 떨어진 예블레 지역 근처의 푸루비크 동물원에서는 14일 침팬지 7마리가 우리에서 탈출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동물원 측은 침팬지를 향해 사격을 가했고 7마리 중 3마리가 현장에서 죽었다.
다른 1마리는 다쳤고 나머지 3마리는 아직 포획되지 않아 동물원 측이 수색 작업에 나선 상태다.
동물원이 개장하지 않은 날 사건이 발생한 덕에 방문객이 피해를 보는 일은 없었으나 직원에게는 실내에 머물거나 대피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침팬지를 대상으로 한 푸루비크 동물원의 대응을 두고 스웨덴 사회에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마취총 등을 사용해 제압, 생포하는 대신 즉시 총으로 쏴 죽였다는 점이 문제가 된 것이다.
탈출한 침팬지를 평소에 잘 알았다는 연구원 마트히아스 오스바트흐는 몇 년 전 방문객이 있었을 당시에도 침팬지가 탈출한 적이 있었는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침팬지가 사람에게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면서 "동물원에서 탈출한 침팬지를 만난다면 무섭기야 하겠지만 목숨에 위협이 갈 정도는 아닐 것이다. 이번 사건은 비극"이라고 말했다.
그간 푸루비크 동물원과 일해온 룬드대학교 인지 동물학자 측은 해당 사건 이후 협업을 중단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푸루비크 동물원은 성명을 내고 "침팬지는 얌전한 동물로 보일 수 있지만 사실 극도로 위험하다"고 해명했다.
동물원은 "침팬지는 빠르고 강하며 두려움을 잘 느끼지 않는다"면서 이 같은 특성 때문에 근거리 접근이 필요한 마취총 사용이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 마취 효과가 나타나려면 최대 10분이 걸릴 수 있고 그동안 사람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침팬지 7마리가 어떻게 우리에서 탈출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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