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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야당 개문발차는 합의위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18 18:05

수정 2022.12.18 18:05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가 여당의 불참 속에 야 3당 단독으로 19일 개문발차하는 모양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주말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장 다음 주부터는 이태원 국정조사를 정상 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민주당은 무슨 경우에도 내주부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본격 가동하겠다"고 맞장구쳤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기본소득당 등 야 3당과 국민의힘은 지난달 24일 국조특위를 꾸리면서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한 뒤 국정조사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 건의안 통과 이후 국정조사 보이콧을 선언했다.
국민의힘 소속 국조특위 위원 7명 전원이 사의를 표했다.

예산안 처리가 차일피일 늦어지면서 국정조사 기간인 45일 중 절반가량이 흘러갔다. 민주당 지도부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상관없이 국조특위를 본격 가동한다고 예고함에 따라 19일까지 예산안이 합의되지 않는다면 야 3당 단독 국정조사를 국회에서 의결하겠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내달 7일까지 기한인 국정조사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모색할 예정이다.

야당 단독으로 국정조사를 진행해도 남은 기간은 약 3주다. 통상 절차를 감안한다면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선예산안 처리, 후국정조사'라는 여야 합의를 야당이 파기하는 모양새가 부담이지만 지난 16일 참사 희생자들의 49재를 넘긴 상황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다. 유족들은 '성역 없는 조사' '진상 규명'을 외치며 국정조사 진행을 촉구하고 있다.

우리가 볼 때 민주당의 국정조사 개문발차는 불가피한 정치적 결정으로 읽힌다. 복잡한 당 문제를 공세로 전환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 이 대표에 대한 사법리스크와 예산안 처리를 놓고 당내 내분과 균열 전선이 만만찮아서다. 이 대표가 추진했던 박지원 전 국정원장의 복당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사당화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었다. 지역예산 확보가 시급한 대다수 의원이 야당 단독 예산안 처리를 반대하고 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당과 분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통해 밑도 끝도 없는 '도돌이표' 정치적 공방을 보고자 하는 국민은 없다.
국민은 진상규명을 통한 재발방지책 마련을 원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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