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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법인세 인하 반대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 거부하는 것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18 18:05

수정 2022.12.18 18:05

야당 법인세 1%p 인하 제시
경쟁국 지원에 비해 태부족
지난 16일 오후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위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김진표 의장. /사진=연합뉴스
지난 16일 오후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위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김진표 의장. /사진=연합뉴스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여전히 안갯속이다. 법정 시한(12월 2일)은 물론이고 정기국회 회기(12월 9일)도 맞추질 못했고, 김진표 국회의장이 제시한 시한(12월 15일)도 물 건너갔다. 성탄절, 연말까지 지금의 대치국면이 계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전 세계 경제가 비상인 시국에 국익만큼 우선해야 할 것이 없다. 예산안 처리도, 법안 통과도 이 원칙을 지키면 된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시간만 허비하고 있으니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예산안 처리를 가로막는 최대 쟁점이 법인세 때문이라는 점은 더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이 경쟁국보다 과하다는 지적은 몇 년째 수도 없이 나왔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평균이 21.2%다. 우리나라는 이명박 정부 시절 22%이던 것이 문재인 정부 때 3%p 올라 25%가 됐다. OECD 회원국 중 7위다.

국세인 법인세 외에 법인소득에 대해 물리는 지방세까지 합쳐 계산하면 우리나라 법인세 최고세율은 27.5%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지금 이 세율로 법인세를 내고 있다. 반면 경쟁사인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가 부담하는 법인세율은 20%다. 여기에다 막대한 정부 세제지원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TSMC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 3·4분기 더 벌어졌다. 파운드리를 석권해야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로 갈 수 있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법과 세제로 기업에 전폭적인 지지를 해줘도 모자랄 판에 우리는 모래주머니를 기업 발목에 채워 뛰게 하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과한 세율은 외국 기업의 국내 유치도 막는다. 다국적기업이 세금을 적게 물리는 지역을 찾아 공장을 세우고 투자를 벌이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국내 외국인투자가 계속 후퇴하는 것도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이런 폐해를 바로잡기 위해 나온 것이 최고세율을 22%로 낮춘 정부 세법 개정안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법인세를 인하하면 일자리, 투자, 성장에 뚜렷한 효과가 있다는 보고서까지 냈다. 장기침체 고난의 시간을 앞에 둔 마당에 이를 거부하는 것은 무책임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야당은 초부자 감세, 재벌 특혜라는 낡은 구호로 법인세 인하를 줄곧 반대했다. 지난주 김진표 의장의 1%p 인하 중재안을 받아들이면서도 기존 입장이 바뀐 것은 아니라며 민생을 고려한 결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당의 즉각적인 수용을 촉구했다. 결국엔 예산안 지연 책임을 여당에 떠넘기겠다는 계산으로밖에 안 보인다. 여당이 주장한 대로 1%p 인하로는 어림도 없다.
과한 세금으로 기업 경쟁력을 떨어뜨린 책임을 당시 집권당인 민주당이 지는 것이 마땅하다.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 실업 상태인 청년들이 급증하고 있다.
지금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해 기업 활력을 높여야 하는 시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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